지난 25일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LG화학 석화 부문은 2분기에 매출 4조9660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을 거두며 3분기만에 적자에서 탈출했다. 한화솔루션 석화 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 1조2224억원, 영업손실 17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축소했다.
업황이 개선되며 석화 설비 가동률도 상승했다. 대한석유화학협회는 올해 초 국내 석화 설비 평균 가동률이 80%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평균 74%를 기록하던 지난해에 비해 6%p 상승한 수치다. 다음 달 2일 실적 공개를 앞둔 금호석유화학과 8일 경영실적 발표에 나서는 롯데케미칼도 훈풍을 탔을 걸로 점쳐진다.
석화업계가 하락세를 멈출 수 있었던 배경엔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있다. 중국은 지난 2월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를 4.2%에서 3.95%로 0.25%p 낮췄다. 또 지난 4월부턴 자동차, 가전제품 등 소비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LG화학 석화 부문의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ABS가 차지하는 비중이 직전 1분기 대비 1%p 늘어났다. ABS는 TV나 세탁기에 쓰이는 고성능 플라스틱 원료로 대표적인 수출 상품이다. 이외에도 자동차 내장재로 쓰이는 POE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국제유가 하락세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4월 배럴(159ℓ) 당 91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 6월 배럴 당 78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제품 마진이 늘어나며 수익성에 도움이 된 걸로 풀이된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지진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국내 석화업계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종료되면 다시 실적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한국무역협회의 석화제품 수급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중국 석화제품 수출액은 170억 달러(약 23조6100억원)로 전체 수출액 중 40%를 차지했다. 국내 석화제품 수출국 2위 미국부터 10위 태국까지 모두 더한 수출액이 179억 달러(약 24조8000억원)다. 중국 한 곳과 나머지 국가의 수출액 합계가 비슷한 수준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오는 11월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에 따라 석화업계가 새로운 반등세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정권 당시 유전을 개발하고 원유 공급량을 늘려 에너지 가격을 낮췄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바닥에서 탈출하긴 했지만 반등시켰다고 평가할 만한 개선이 이뤄지진 않았다"며 "트럼프 집권기 당시 국제 유가가 배럴 당 50달러 선까지 내려갔는데, 현시점에 국제 유가가 배럴 당 60달러 이하로 내려간다면 업황 반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