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제4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최종적으로 취소했다. 이에 따라 제4 이동통신사 출범이 또다시 무산됐으며, 스테이지엑스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 선정 취소를 최종 확정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 대가로 납부한 430억 원도 전액 반환 조치됐다.
이번 결정은 행정절차법상 청문 절차를 거친 후 이뤄졌다. 청문을 주재한 법무법인 비트 송도영 대표변호사는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서 전파법 등 관련 규정에서 정한 필요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고 서약서를 위반해 선정 취소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14일 스테이지엑스에 자본금 납입 미비 등 주파수 할당 필요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할당 대상 법인 선정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사전 통지한 바 있다. 이후 청문 절차를 거쳐 이번 최종 결정에 이르렀다.
스테이지엑스는 올해 1월 31일 5G 28㎓ 대역 주파수 경매에서 4301억 원의 최고 입찰액을 제시해 할당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자본금 2050억 원을 납입하지 못한 점과 구성 주주 및 주주별 주식 소유 비율이 주파수 할당 신청서 내용과 크게 달라진 점이 문제가 돼 결국 선정 자격이 박탈됐다.
이에 대해 스테이지엑스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신청을 위한 절차를 성실히 수행하며 취소 처분의 부당함을 충분히 제시했음에도 이러한 결정이 내려졌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가처분 신청, 손해배상 청구 등 회사 차원의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향후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통신사업자 선정 과정 등에 제도적 미비점이 있는지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주파수 할당 제도 개선방안과 향후 통신 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경제·경영·법률·기술 분야 학계 인사와 유관기관 관계자로 구성된 연구반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도현 2차관은 "이번에 알게 된 여러 가지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경매 절차에 대한 문제, 주파수 할당 공고에 대한 문제를 전체적으로 다시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스테이지엑스가 실제로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적 대응을 위해서는 주요 주주의 동의가 필요한데, 주주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 투자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스테이지엑스가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정부의 주파수 관련 정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과기정통부가 발표를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안)'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결정으로 제4 이동통신사 출범은 또다시 물거품이 됐다. 통신 시장의 경쟁 활성화와 소비자 혜택 증진을 위한 정부의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향후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통신 시장의 개혁을 추진해 나갈지, 그리고 스테이지엑스의 대응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