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KT는 글로벌 표준을 기반으로 한 오픈 API 개발을 완료하고,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로부터 국내 최초로 오픈 게이트웨이 API 인증을 획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인증받은 API는 4종으로, 심스와핑 방지 API를 포함한 3개의 Anti-Fraud API와 통신 품질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는 QoD(Quality On Demand) API가 포함되어 있다.
오픈 게이트웨이는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다양한 서비스 개발자들이 글로벌 통신사와 쉽게 연동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통신사별로 별도의 맞춤형 개발이 필요 없이, 한 번의 개발만으로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제공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오픈 게이트웨이 시장은 2030년까지 약 5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23개국 45개 통신사가 이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66%가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 2월 열린 MWC 2024에서도 오픈 게이트웨이가 주요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KT가 인증받은 Anti-Fraud API 3종은 SIM 스와핑 방지, 일회용 비밀번호(OTP) 검증, 디바이스 상태 확인 등의 기능을 포함한다. 이 API들은 특히 심스와핑과 같은 금융 범죄를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스와핑은 범죄자가 피해자의 SIM 카드를 복제해 은행 계좌를 탈취하는 범죄 수법으로, 이번 API 인증을 통해 금융 범죄 예방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었다.
또한 QoD API는 고객이 원하는 순간에 통신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술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영상 전송과 같은 데이터 중심의 서비스에 이미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무인이동체(UAV)나 공유 택시의 원격 주행 등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이스피싱 범죄 단체들이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어, 단일 국가 차원에서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KT가 상용화를 준비 중인 Anti-Fraud API는 글로벌 통신망을 통해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유럽, 남미, 중국 등 여러 나라가 이 API를 통해 금융 범죄 예방을 강화하고 있다. KT는 2022년 9월 GSMA 오픈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에 국내 통신사 중 가장 먼저 참여해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종식 KT 네트워크연구소장 상무는 "오픈 게이트웨이 기술은 개발자와 서비스 제공자들이 고객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KT는 앞으로도 GSMA와 긴밀히 협력해 글로벌 네트워크 기술을 선도하고, 더욱 발전된 네트워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