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조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오는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의 37차 공판을 진행한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한국타이어에 130억원 가량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 수십억원을 사적 유용한 혐의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다른 납품 업체보다 타이어 소재를 비싸게 사들였고 MKT가 취한 이득이 조 회장 측에 유입됐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또 조 회장이 자택 수리와 고급 수입차 구매에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고 봤다.
이 같은 사법 리스크는 조 회장의 경영 행보를 제약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구속 기소됐다가 그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날 당시 법원은 주거지를 변경할 때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하고 공판에 출석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보석 조건에 넣었다. 출국 금지로 해외 출장도 어렵다.
한온시스템 인수도 지지부진하다. 인수에 3조원 가까운 자금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라 조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공을 들여왔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매출 9조5600억원의 자동차 부품 회사인 한온시스템 경영권을 확보해 전기차 부품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었다. 이에 한국타이어는 지난 5월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25%와 신주 12.2%를 1조733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말 계획이 마무리되면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율을 19.49%에서 50.53%로 늘려 최대주주가 된다.
그러나 한온시스템의 주가 급락과 우발부채 발견으로 인수 작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우발부채는 현재 채무는 아니지만 부채가 될 수 있는 잠재적 부채를 말한다.
16일 기준 한온시스템 주가는 주당 4015원으로 신주 인수 예정 금액 5605원에 못 미친다. 한국타이어로선 한온시스템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는 셈이 된다. 인수 계약이 파기되면 한국타이어가 수백억원대 이행보증금을 한앤컴퍼니에 물어줄 수도 있다.
여기에 경영권 다툼을 벌인 조 회장의 형 조 전 고문이 동생의 비위와 사업 차질을 문제 삼아 '형제의 난'을 재현할 가능성도 있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은 2020년 6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조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면서 촉발됐다. 이 과정에서 누나인 조 이사장과 사이도 틀어졌다. 조 이사장은 측은 경영권 승계 결정에 조 명예회장이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라며 한정후견 개시를 청구했다. 지난 1일 대법원이 이를 기각해 조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