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농축산가에서 폐사한 가축 수가 100만 마리에 달하고 양식 어장에서 고수온으로 폐사한 물고기가 1100만 마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및 럼피스킨이 경북 영천·예천 지역에서 나돌아 돼지, 소가 살처분되는 사례까지 더해지고 있어 농축산어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22일 공표한 ‘국민 안전관리 일일상황’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1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 수는 100만 마리를 넘어섰다.
폐사 가축 수 100만3000 마리 가운데 돼지가 6만 마리 정도였고 닭이 대부분인 가금류가 94만3000 마리에 달했다.
연합뉴스는 이날 경기도의 한 양계장을 찾아 “특히 닭은 호흡과 배설로 체온을 배출하기 때문에 폭염에 취약하며, 실온이 섭씨 30도를 넘어가면 닭의 사료 섭취량은 상온일 때에 비해 최대 33%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한 폐사를 막기 위해 가동하는 냉방시설 비용도 농가로선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농가마다 대형 선풍기는 물론 쿨링 시스템 혹은 안개 분사 시스템을 설치해 저마다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한 달 전기요금이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폭염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 태산이다.
한편 정책보험인 가축재해보험을 통해 어촌 양식 어장에서도 지난달 30일∼지난 21일 사이 고수온으로 인해 조피볼락 676만2000 마리, 강도다리 159만9000 마리, 넙치 및 기타 289만7000 마리 등 양식 어류 1125만9000마리가 죽은 것으로 신고됐다.
행안부는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섭씨 33∼35도로 매우 무더울 것으로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23일 지난달 8일부터 19일까지 13일간 이어진 호우 피해 복구 계획을 최종 심의·의결함에 따라 농업 분야의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재난지원금 및 금융 지원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심의·의결한 농업 분야 복구비 929억원 중 피해농가 대상 사유시설 지원은 585억원, 공공시설(수리시설) 복구비는 344억원이다.
지난 7월 발생한 호우로 인해 농업 분야에서는 전국적으로 △농작물 침수 9450㏊ △농경지 유실·매몰 891㏊ △가축 폐사 102만 마리 △농업시설 파손 63.2㏊ △농기계 및 시설 내 설비 4800건 △저수지·배수장·배수로 등 수리시설 97개소의 피해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피해부터 관계부처와 협의해 주요품목 123개 항목에 대한 지원 단가를 평균 23% 인상하고, 주요 농기계와 시설 내 설비 80개를 신규로 지원하기로 했다.
신규 지원 대상이 되는 농기계와 시설은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 전통적 농업과 연결된 농기계 33개종도 있으나 △외부 기후와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농작물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난방기, 자동개폐기, 환풍기 등 시설하우스 설비 14개종 △요즘과 같은 폭염에 수요가 절실한 환기팬, 축종별 사료 급이기 등 축사 설비 33개가 포함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폭염이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 태풍 등 기상 변화에 따라 농축산물 생산량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어 생육관리협의체와 축산물재해대책반을 가동해 현장기술지도와 병해충 방제, 사육시설의 폭염 피해 예방 등 농산물의 생육관리와 가축 사양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은 지난 23일 전날(22일) 고수온 경보가 발표된 충남 천수만 해역의 해상가두리 양식장을 찾아 고수온 상황을 점검하며 “숭어는 비교적 높은 수온에서도 잘 견디기는 하나, 고수온 특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고 사료 공급량도 적절히 조절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송 차관은 어류 폐사 피해 신고가 접수된 태안 대야도 소재 조피볼락 양식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피고 어업인을 위로하며 “고수온 피해 신고 어가에 대해 신속히 피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복구 절차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