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은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는 기술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산업계 전체가 과도한 비용 부담과 그린워싱 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며 스코프3(Scope 3) 공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스코프3는 제품 생산 외에도 물류나 유통, 제품 사용부터 폐기까지 전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뜻하는 지표다.
특히 스코프3 배출량 산정 기준이 확립돼 있지 않다 보니 기업들이 물리적 공시 부담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호소를 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또 스코프3 정보의 유용성 저하 문제와 과도한 비용 문제도 지적했다.
경총은 또 스코프3 배출량 데이터가 대부분 추정치라는 점이 정보의 유용성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공급망 내 중견·중소기업은 배출량을 일일이 측정하기 어렵고, 설령 측정했다고 하더라도 그 값을 그대로 신뢰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도한 비용 부담도 거론했다. 경총은 재계 순위 20~30대 그룹 회사에서 스코프3 배출량 공시를 위한 내부 준비(전문컨설팅, IT시스템 개발·구축 및 유지, 담당자 인건비, 교육·훈련비 등)에만 연간 최소 3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총은 공시 기준에서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한 추가 공시사항'인 제101호의 철회도 요구했다. 이 사항을 채택할 경우 '지속 가능성' 개념이 과도하게 확장돼 국제적 정합성이 떨어지는 데다, 부처별 기업 정보공개 제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중복 공시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총은 공시 의무화 일정과 관련해 "올해 말 공시 기준이 확정되더라도 기업 현장의 안정적 공시 시스템 구현과 정부 차원의 제도 정비 및 기반 조성까지 갈 길이 멀다"며 "2028 회계연도부터 '거래소 공시'를 적용(2029년 공시)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국내 현실에 부합하는 '한국형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마련을 위해 정부가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