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2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행·증권사·보험사)은 393조5471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은행 207조1945억원(52.7%), 증권 93조7264억원(23.8%), 보험 92조6262억원(23.5%) 순으로 많았다.
증권사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에서 전년 동기(79조1534억원) 대비 18.4% 증가하며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은행이 15.5%, 보험이 5.9% 상승했다.
퇴직연금사업자 증권사(대신·미래에셋·삼성·신영·신한투자·유안타·하나·한국투자·한화투자·현대차·NH투자·iM·KB증권) 13곳 가운데 퇴직연금 원리금 비보장 상품 확정급여형(DB) 운용수익률은 2분기 기준 유안타증권이 11.86%로 가장 높았는데 적립금 규모가 6억원으로 낮았다. KB증권의 경우 5864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며 10.07%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DB형은 적립금을 사용자가 운용하고 근로자는 사전 확정된 퇴직급여를 수령하는 제도를 뜻한다.
다음으로 △NH투자증권 10.06% △삼성증권 9.29% △대신증권 9.19% △현대차증권 9.37%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DB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 미래에셋증권(6.36%), 하나증권(6.41%), 신한투자증권(4.87%)은 낮은 수익률을 보이며 1위 유안타증권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원리금 비보장 확정기여형(DC) 수익률은 2분기 기준 하나증권이 15.15%로 선두를 차지했다. DC형은 근로자가 운용하고 퇴직할 때 적립금·운용손익에 따라 급여가 정해지는 제도다.
증권사별로 △삼성증권 14.19%△미래에셋증권 12.97% △NH투자증권 12.88% △현대차증권 12.19% △한화투자증권 12.06% △iM증권 11.65% △KB증권 11.15% △신한투자증권 10.98% △한국투자증권 10.94%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뒤를 이었다.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 수익률에서는 2분기 기준 삼성증권이 14.68%로 1위에 올랐다. 삼성증권 다음으로 △KB증권 13.66% △미래에셋증권 13.41% △신한투자증권 13.38% △NH투자증권 13.15% △유안타증권 12.72% △한화투자증권 12.32% △하나증권 12.30% △한국투자증권 11.37% 순으로 높았다. IRP는 소득이 있는 모든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는 퇴직연금 계좌다.
한편 다음 달 15일부터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업권별로 모객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전 제도에 따라 가입자는 퇴직연금 DB, DC, IRP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예금, 상장지수펀드(ETF), 펀드 등 금융상품을 환매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금융회사로 이전 가능하다.
본래 금융회사를 옮기려면 모두 환매하고 현금으로 이전해야 했다. 상품의 중도해지 없이 타 금융사로 이전할 수 있어 '머니무브(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적립금 규모 비중이 월등히 높지만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이후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며 "수익률에서도 선전하면서 이전 제도 시행 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벤트를 내놓거나 상품 구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원구 자본시장 연구원은 "퇴직연금 수익률 경쟁은 펀드 추천 등의 노력을 통해 이동을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민감도 증가에 따른 펀드 이동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익률과 비용 등 성과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