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그룹 뉴진스의 하니(20·하니 팜)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소속사 내 따돌림 문제를 증언했다. 현직 아이돌 그룹 멤버가 국정감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근무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계 호주인인 하니는 통역 없이 직접 국감장에 나와 "여기에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것"이라며 용기 있게 증언을 시작했다. 그는 하이브 산하 다른 그룹 매니저가 자신을 겨냥해 "무시해"라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하니는 "부산대 축제를 가는 날 하이브 사옥 내 헤어·메이크업 공간에서 메이크업을 마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른 팀 멤버 3명과 여성 매니저님을 마주치고 인사했다"며 "5분, 10분 후에 그분들이 다시 나왔는데 그 매니저님이 제 눈을 마주치고 따라오는 멤버들한테 '못 본 척 무시해' 라고 하셨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이 사건이 촬영된 CCTV 영상이 없는 것에 대해서도 회사 측 설명이 계속 바뀐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하니는 "이런 문제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따돌림 문제를 제기했다. "데뷔하고 나서 높은 분과 몇 번이나 마주쳤는데 저희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으셨다"고 말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인사를 안 받는 건 인간으로 예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니는 발언 말미에 "서로 인간으로 존중하면 적어도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겠느냐"라며 눈물을 보였다. "죄송한 분들은 숨길 게 없으시면 당당하게 나오셔야 하는데 자꾸 이런 자리를 피하시니 너무 답답하다"고 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주영 어도어 신임 대표 겸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는 "하니의 말을 믿지만 아쉽게도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저도 답답한 심정에서 어떻게든 입증할 증거를 찾고 있다"면서 "폐쇄회로(CC)TV는 삭제한 것이 아니라 보관 기간이 만료된 것이고 복원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하니 씨를 비롯해 아티스트분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아티스트분들의 인권까지 보호해서 아티스트분들이 가진 꿈과 희망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도어 신임 대표가 된 지 한 달 반이 됐다. 믿고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국정감사를 통해 아이돌 산업의 이면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연습생과 신인 아티스트들의 인권과 존엄성이 보장되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제도적 장치 마련과 기업 문화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