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이슈가 된 건 증인으로 출석한 뉴진스의 팜하니와 조선소 산업재해였습니다. 그리고 대중의 공분을 산 '셀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셀카 사건의 주요 인물은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입니다. 올 해만 5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한 이유로 국감장에 불려온 정인섭 사장이 팜하니와 셀카를 찍었습니다. 그것도 밝은 미소와 함께 말이죠. 본인이 왜 출석했는지, 현재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잊은 듯 보이는 미소였습니다.
환노위 위원들의 질문에 내놓은 정인섭 사장의 답변도 의문점 투성이였습니다. 산재 개선을 요구하는 위원들의 목소리에도 당당히 "발주처에서도 이젠 안전을 중요한 요소로 본다"고 당당히 답했습니다. 노동자들의 부상이나 죽음에는 무관심한 듯 했습니다.
이상한 장면이 또 연출됐습니다. 이번엔 김준휘 부산 고용노동청장입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조선소 산재 관련 질의를 쏟아내자 김준휘 청장이 이유 모를 웃음을 보였습니다. "왜 웃으세요"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환노위가 이들을 불러내 다룬 건 조선소 산재였습니다. 분명 중대한 사안이었는데 증인으로 참석한 이들의 태도는 가벼워 보였습니다.
그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뒤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한화오션은 김희철 대표이사 명의로 "국감에서 당사 임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 국회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사업장의 안타까운 사고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한 상황에서 당사 임원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사과까지 했습니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산재 피해자의 마음을 생각하기는커녕 본인의 감정이 우선이었던 모습을 보니 씁쓸해 집니다. 말 그대로 국감 아닌 '사감(私感)'이었습니다. 본인의 사사로운 감정에 휩싸여 산재의 심각성이 뒤로 밀렸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조선소 산재 피해에 집중해야 합니다. 최근 취재를 위해 만난 조선소 관계자는 대기업이 운영함에도 전혀 대기업같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국감 증거로 제시된 조선소 사고 현장을 본 대중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30m 높이에도 철재 안전망이 아닌 그물망 하나만 설치돼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비극적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조속한 환경 개선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이제 반환점을 돈 국감이 남은 기간 만이라도 사감이 아닌 산적한 문제들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을 찾아가는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