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인공지능(AI) 검색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구글 대항마'로 불리는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80억 달러(약 10조6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서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퍼플렉시티가 5억 달러(약 68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가 성사될 경우 2022년 설립 이후 네 번째, 올해에만 세 번째 투자 유치를 기록하게 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퍼플렉시티의 폭발적인 성장세다. 올해 1월 5억2000만 달러(약 7000억원)에 불과했던 기업가치는 10개월 만에 15배 이상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여름 진행된 투자 당시 30억 달러(약 4조원)였던 기업가치가 불과 몇 개월 만에 2배 이상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이처럼 짧은 기간에 기업가치를 대폭 상승시켜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실리콘밸리의 기준으로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최근 오픈AI가 1570억 달러(약 208조원)의 기업가치로 66억 달러(약 8조7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퍼플렉시티의 연간 매출은 5000만 달러(약 66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기업가치에 비해 매출 규모는 작지만 올해 3월 1000만 달러(약 130억원)였던 매출이 불과 7개월 만에 5배 증가했다는 점에서 고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퍼플렉시티의 성공 비결은 차별화된 검색 서비스에 있다. 기존 검색엔진이 단순히 관련 웹페이지를 나열하는 데 그쳤다면 퍼플렉시티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맞춤형으로 요약하여 제공한다. 여기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의 신뢰도도 한층 높아졌다.
이러한 퍼플렉시티의 성장은 AI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준다. 단순한 모델 성능 경쟁을 넘어 실제 효용성이 중시되는 추세다. 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퍼플렉시티는 AI를 실제 검색 서비스에 성공적으로 접목했으며 검색엔진의 수익성은 이미 구글이 입증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지배자인 구글도 이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AI 개요(오버뷰)' 기능을 도입했으며 오픈AI 역시 챗GPT에 유사한 검색 기능을 추가하며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퍼플렉시티의 이번 투자 유치가 성공할 경우 AI 검색 시장의 판도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구글이 독점해온 검색 시장에 실질적인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편 국내에서도 퍼플렉시티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자사 가입자들에게 퍼플렉시티의 프로 버전을 1년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통신사가 글로벌 AI 검색 서비스와 제휴를 맺은 첫 사례로 AI 검색 시장의 본격적인 국내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