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 주최 MRI 국제학술대회(ICMRI)가 8일 오후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열렸다. ICMRI는 아시아의 주요 MRI 학술대회로 MRI 관련 기초 연구자와 임상 의사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2013년 첫 대회 이후 올해로 12회를 맞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국내에 MRI 개발 기업이 없어 발생하는 비용 상승과 기술력 부족이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MRI 기기는 △독일 △네덜란드 △미국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병원에서 사용되는 모든 MRI 기기도 이들 제품이다. 국내에서 한 대기업이 10여 년 전 유일하게 도전했지만 5년 만에 사업을 중단했다.
오석훈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 국제협력 이사는 "MRI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최고의 글로벌 기업들도 30년 이상 개발에 시간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MRI 기업 부재로 연구 인력이 줄어들고 이는 국내 MRI 기술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오 이사는 국가과제의 성공사례로 네덜란드 필립스의 사례를 들며 국가 지원을 통해 대학원생들이 MRI 기술 개발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40년 전 필립스를 통해 국가 지원을 받아 MRI 연구를 진행했고 당시 참여한 대학원생들이 개발한 기술이 필립스 MRI 기술의 기초가 됐다. 오 이사는 "현재 국내 인력과 능력은 충분하지만,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이 400명의 연구원을 투입해 짧은 기간 안에 다양한 MRI 기기와 하이브리드 장비를 개발하며 성공적인 사례로 떠올랐다. 이처럼 MRI 개발에 성공한 국가들은 대부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국내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문원진 대한자기공명의과학회 이사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일본은 MRI 기기 수가 한국의 두 배에 달하고 검사료도 저렴하다"며 "이는 일본에 MRI를 생산하는 기업이 두 곳이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첨단 기술을 보유한 한국에는 MRI를 개발하는 기업이 전무하다. 이로 인해 병원에서 MRI를 교체하거나 수리할 때 30억에서 6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부품 교체 시 긴 시간이 걸려 환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국내 생산기지가 없어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