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KT가 '무단 소액결제 사태'의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한 두 개의 중대 결정을 내렸다. 김영섭 대표가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하며 차기 대표이사 공모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고 이사회는 고객 불안 해소를 위해 유심(USIM) 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고객에게 무상으로 유심을 교체해주기로 했다. 이는 리더십 교체를 통해 경영 쇄신의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실질적인 고객 보호 조치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려는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KT 이사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 공모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섭 대표는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당초 실적 개선 등을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지난 9월 터진 해킹 사태와 국정감사 등에서 쏟아진 책임론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김 대표는 국감에서 "총체적 경영 책임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수준의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며 "사퇴를 포괄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 대표의 연임 포기로 KT의 차기 CEO 선임 절차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5일부터 공개 모집을 시작해 연내 최종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셀프 연임' 논란을 빚었던 '연임 우선심사제'가 폐지되면서 이번 선임은 내·외부 모든 후보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완전 공개경쟁 방식으로 진행돼 투명성을 높일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사회는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확정했다.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고객(알뜰폰 포함)을 대상으로 5일부터 무상 교체를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김 대표가 국감에서 "이사회에서 의결되면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KT는 시행 초기 신청 폭주에 대비해 피해 발생 지역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전국으로 교체 지역을 확대하고 대리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한 택배 배송 서비스도 운영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고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통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네트워크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전반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킹 사태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른 KT가 리더십 교체와 고객 보호라는 두 개의 수술을 통해 '국민기업'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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