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측과 모친 송영숙 회장·누이 임주현 부회장·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연합의 갈등이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의 고발·맞고발이 이어지며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20일 한미약품은 임종훈 대표 등을 무고 혐의로 고발했으며 업무방해와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도 예고했다. 이는 지난 18일 한미사이언스가 3자연합과 의결권 대행업체를 로고 도용과 허위 정보 유포,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입장문을 통해 “3자연합이 의결권 대행업체와 공모해 회사 로고를 도용하고 거짓 정보를 유포해 주주들의 잘못된 판단을 유도하고 있다”며 형사고발의 이유를 전했다.
한미사이언스가 제보받은 내용에는 “'국민연금도 3자연합으로 돌아섰다', '유상증자 한다'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주주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형제 측이 고용한 인사들이 특정 언론을 통해 왜곡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이는 다가올 임시주총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은 사업회사로서 업무에만 매진하기도 바쁜 4분기 시즌에 불필요한 이슈에 대응하느라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양측의 고소 공방에 업계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가 계열사를 고소하려고 했으면 진작에 했어야 했다”며 “3자연합에 비해 지분이 적은 한미사이언스가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에게 보여주기식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평가했다.
오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는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동국 회장·한미약품그룹 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그런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형제 측 손을 들어줬다. ISS는 정관변경안의 두 안건 모두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3월 주주총회 이후 지주사의 이사회가 개편된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짧은 기간동안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업계는 현재 이사회 구성은 5대4로 형제 측이 우위인 상황이지만 48.13% 지분을 가지고 있는 3자연합의 영향력이 주총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번 주총을 시작으로 이사회의 구조 싸움이 본격화되고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5대4인 구조에서 양측의 이사진 교체로 엎치락뒤치락할 것”이라며 “다음 달 한미약품 주총에서도 이사 선임 안건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3자연합 측 이사진들의 임기 만기가 내년에 연이어 있고 형체 측 이사진 임기는 약 2년 뒤 한 번에 돌아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