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미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고소·고발전으로 심화된 가운데 28일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주총에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등 3자연합은 불참했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만 유일하게 참석했다.
총 의결권 84.7%(5734만864주)가 행사된 이날 주총의 주요 안건은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내용 등이다.
정관변경은 특별결의안건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지만 신규 이사 선임은 일반결의안건으로 지분율이 많은 쪽의 찬성에 따라 결정된다.
3자 연합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를 기존 5대4에서 6대5로 재편해 경영권을 장악을 노렸지만 핵심 변수는 국민연금(6.04%)과 소액주주(23.25%)의 지분이었다.
3인 연합의 지분은 우호 지분까지 포함해 33.78%, 형제 측 우호 지분은 25.62%로 8%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결정이 이번 주총의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지난 26일 ‘중립’을 의결하며 사실상 소액주주가 최종 판세를 가르는 역할을 맡았다.
중립인 의결권은 임의로 찬반의사를 표시할 수 없고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참석한 주주들이 표시한 찬반 비율을 그대로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주총 결과 정관변경에 대해서는 57.89가 찬성했지만 66.67%에는 못 미쳐 부결됐고 신동국 회장의 신규 이사 선임은 57.86% 찬성으로 가결돼 이사회는 5대5로 동률이 됐다. 이에 내달 19일 열릴 한미약품 주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총 직후 임종훈 대표는 “주주의 뜻을 깊이 새겨들었다”며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있을 한미약품 주총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임시 주총의 주요 안건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 건이 포함돼 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경영체제의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이사회에 진입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미그룹의 오랜 최대주주로서 치열한 분쟁상황이 지속되는 작금의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충실히 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주주들의 권익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라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모델을 이뤄내도록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