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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피플] '수소 마스터' 임태원 연세대 특임교수, "트럼프發 국산 자동차위기는 빠른 혁신으로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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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피플] '수소 마스터' 임태원 연세대 특임교수, "트럼프發 국산 자동차위기는 빠른 혁신으로 극복해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연수 기자
2025-02-06 06:00:00

국내 최초 수소전기연료차 성공 이끈 전 현대차 사장 임태원 교수

장거리‧극강의 추위에 강한 '수소연료전지차'

"수소와 전기는 상호보완 발전할 것"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공학관에서 수소연료전지차FCEV에 대해 설명하는 임태원 연세대 ㅇㅇ사진한준구 기자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공학관에서 수소연료전지차(FCEV)에 대해 설명하는 임태원 연세대 공과대학 신소재공학과 특임교수 [사진=한준구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정문 좌측 안쪽에 자리 잡은 공학관. 고전적 감각을 살짝 가미한 공학관 석조건물 3층 연구실에서 만난 임태원(64) 연세대 공과대학 신소재공학과 특임교수는 자연스런 은회색 머리, 브라운톤 니트와 자켓 코디가 세련되고 온화한 모습이었다. 

임 교수가 기자를 위해 커피머신에서 내린 따끈한 커피가 심플한 책상과 책장, 어려운 전문서적들이 전부인 연구실 분위기를 한층 온화하게 만들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지난 3일의 신촌캠퍼스는 여전히 겨울이었다. 

따스한 커피와 함께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차에서 선두주자를 달릴 수 있도록 한 '1등 공신', 전 현대차 부회장과의 조우에서 온 다소의 긴장감이 풀리는 순간,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제 연구실을 찾는 손님들께는 종이컵을 드리지만 저는 다회용컵을 사용한답니다.”

그의 손에 들린 다회용 머그컵에서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는 친환경엔진 개발만 해온 것이 아니라 스스로도 친환경 생활을 실천 중이었다. 사실 나날이 악화되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친환경 생활 실천은 물론이고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친환경차로의 전환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임 교수는 “지금 같은 기후 위기에서 수소연료전지차로의 변화는 필수”라며 “지금도 수소연료전지차들이 운행되고 있지만 경제성 문제만 해결된다면 수소연료전지차의 장점을 극대화해 향후 모빌리티 전동화 동력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품 생산·유통·사용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정량화하는 전과정평가(LCA) 관점에서 탄소 배출량은 보면 수소연료전지차는 내연기관차의 40% 수준이다. 연료비 측면에서도 1km 주행시 가솔린 차량 연료비(136원) 대비 60%가량 저렴하다.

임 교수는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착수한 1998년부터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성공하기까지 핵심기술 개발을 주도한 국내 최고 수소차 전문가다. 2019년에는 수소연료전기차 양산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을 주도한 점을 인정받아 포스코청암상 기술상을 수상했다. 
 
공과대학 신소재공학과 특임교수
임태원 교수는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는 서로 보완해가며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한준구 기자]
임 교수는 1980년 연세대 금속공학과에 입학해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뉴욕주립대 버팔로에서 항공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현대차 입사 후 환경기술연구소장, 연료전지개발실장, 중앙연구소장, 미래혁신기술센터장을 거쳐 현대차 기초선행연구소장 및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을 겸직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기계항공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어떤 계기로 현대차에 입사하게 됐는지.
“1984년 학부 졸업 이후 대학원을 선택할 때부터 학교·연구소에서 전문적 연구를 하는 것보다 학위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과 경험을 상용화하는 일에  흥미가 있었다. 이에 따라 금속공학 학부, 기계항공공학 대학원 전공을 택해 산업계 진로를 준비했다. 당시에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가 우리 산업의 양대 산맥이었는데, 좀더 재료·기계 전공과 관련이 많은 현대자동차를 선택했다.”

-현대차 입사 후 어떻게 수소와 인연을 맺었나.
"처음부터 수소 연료전지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박사 전공인 기계 관련 업무를 맡고 싶었지만 회사에서는 금속공학과 출신이란 점을 눈여겨 본 것 같다. 기계공학을 이해하는 재료 전문가로 성장 할 수 있는 기회를 회사에서 제공해줬고, 이러한 시작이 이후 내 경력을 만들어 주었다.”

-입사 후 주로 해온 업무는.
“처음 맡은 중점 업무는 자동차 경량화로 그 당시에는 연비가 핵심이었다. 경량화를 1% 하면 약 0.5% 정도 연비를 개선할 수 있었다. 이어 1995년부터는 배터리 개발 업무를 맡게 됐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리튬전지가 아닌 니켈수소(NiMH) 전지를 개발했다. 이후 GM 등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자연스레 전기차 시장이 위축돼 현대자동차도 배터리 개발을 접었다.”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998년, 당시 제 상사셨던 이현순 부회장님께서 배터리 대안으로 수소 연료전지를 검토해보라고 제안해 주셔서 시작하게 됐다.”

-수소연료전자 개발이 빛을 발한 과정과 그 성과는 무엇이었나.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프로젝트는 길고 험난했지만 성공적이었다. 수소연료전지를 연구하기 시작한 지 15년 후인 2012년 가을 파리모터쇼에서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현대 투싼ix FCEV를 선보였고 이듬해 2월에는 유럽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역사상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초'를 달성한 첫번째 연구 성과였다.”

-향후 친환경차 발전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하는지.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는 각기 다른 목적과 환경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이에 향후 모빌리티 전동화 동력원으로서 상호 보완관계로 공존할 전망이다. 전기차는 단거리·중소형 모빌리티에, 수소연료전지차는 장거리·중대형 모빌리티 에너지원으로 운영되는 것이 유리하다.”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공학관에서 수소연료전지차(FCEV)에 대해 설명하는 임태원 연세대 공과대학 신소재공학과 특임교수 [사진=한준구 기자]
임태원 교수는 수소연료전지차는 극한 환경에서도 우위를 점한다고 장점을 강조했다. [사진=한준구 기자]
-미래에도 발휘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장점은 무엇인가.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전기차보다 충전 속도가 4~6배 정도 빠르기에 충전 시간이 수익과 직결되는 택시, 공유 모빌리티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수소연료전지차는 극한 환경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추위에 성능이 저하되는 전기차에 비해 수소연료전지차는 -20~-30℃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다.”

-수소연료전지차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얘기할 때 항상 언급되는 것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처럼 ‘차가 먼저냐, 충전소가 먼저냐’다. 전기차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전기차 초창기 정부가 충전소를 보급해 줬다. 이에 전기차가 급격히 증가했고 다른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었다. 수소연료전지차에도 ‘마중물’이 필요하다. 수소 충전소가 한 300~400개 정도는 있어야 잘 굴러갈 수 있다고 본다.”(참고로 기자가 환경부가 운영하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을 찾아보니 지난 3일 기준 국내 수소 충전소는 총 201곳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전쟁을 도발하고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도 위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금 국내 완성차 기업에 필요한 전략은.
“미국 우선주의는 트럼프 행정부만의 정책이 아니다. 바이든 정부 때도 존재했다. 다만 급진적이냐 아니냐, 당근을 주느냐 뺏느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미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현지화 전략을 통해 대비해왔다. 다만 그 시기가 앞당겨져 잠시 혼란스러운 듯 보인다. 특히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그렇다. 그러나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보조금 없는 환경에서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했다. 차량 생산 및 부품 현지화, 하이브리드차 확대, 고급화 전략들의 신속한 추진을 통해 작금의 어려운 상황을 조만간 극복하리라 본다. 아울러 우리 엔지니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항상 겸손한 자세를 갖추고 '얼리 샴페인'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성공에 빠져 혁신을 소홀히 말아야 한다.”

3시간 가까운 긴 인터뷰 끝에 임 교수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2년째 교수로 활동하며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점은 무엇인지. 임 교수가 벽 한쪽을 가리키며 답했다. 그곳에 적힌 글귀는 “Never Give Up, Keep Challenging!(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이었다. “어느 강의실에 가든 항상 보여주는 문장이에요.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계속 도전하라는, 제 격려이자 당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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