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부동산 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과 조기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로 접어들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지연되고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도 예고된 상황에서 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재지정된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했고 집값 상승폭도 크게 줄었다. 강남구는 3월 셋째 주 0.83% 오르던 집값 상승률이 이달 둘째 주에는 0.16%로 낮아졌고 서초구는 같은 기간 0.69%에서 0.16%로 줄었다. 송파구는 0.79%에서 0.08%로, 용산구는 0.34%에서 0.14%로 각각 상승폭이 축소됐다.
마포구와 성동구, 강동구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마포구는 0.29%에서 0.13%로, 성동구는 0.37%에서 0.23%로, 강동구는 0.28%에서 0.09%로 상승률이 둔화됐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주택 거래량은 지난 3월 1일부터 23일까지 1797건이었으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다시 시행된 3월 24일부터 이달 18일까지는 31건에 그쳤다.
송파구 잠실동 일대는 한때 과열 양상을 보였지만 규제 재도입 이후 가격과 거래 모두 주춤한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99㎡는 지난달 23일 28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 같은 면적이 31억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이 하락한 셈이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 이른바 '잠실 3대장' 아파트는 토허제 해제 이후인 2월 13일부터 3월 23일까지 165건이 거래됐지만, 재지정 이후인 지난달 24일부터는 거래가 단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금융시장도 관망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7일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4%대를 유지하면서 수요자들은 더욱 관망하는 분위기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기준금리보다 실제 체감되는 대출금리가 부동산 시장 참여자에게 더 큰 영향을 주는데 최근에는 이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시장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는 조기 대선이 예정된 6월까지 이러한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5월 기준금리 방향성과 7월부터 적용될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 여부가 시장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전문위원은 “5월 통화정책 결정과 7월 규제 시행 여부에 따라 하반기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