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 사고 등 잇단 안전사고로 이미지 타격을 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신규 수주를 전면 중단하고 사명 변경까지 검토하는 강도 높은 쇄신책에 착수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이날 서울 계동 사옥에서 열린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내부 혁신안을 발표했다. 주 대표는 이 자리에서 “주택과 인프라 등 전 부문에서 신규 사업 수주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며, “안전과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 이후에 수주를 재개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수주했거나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추진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약 3년 치에 해당하는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의 매출 공백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 실적보다 장기 경쟁력 회복이 우선”이라며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는 수주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사명 변경도 검토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현대종합기술개발로 출범해 1982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한 뒤 40년 넘게 유지해왔다. 이번에 다시 간판을 바꾸는 것은 최근 연이은 사고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 심각한 수준의 안전사고에 연이어 직면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교량 상판이 무너져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어 3월에는 경기 평택의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2명이 추락해 또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그간 무리한 외형 확장 전략보다는 설계·엔지니어링 중심 내실 기업으로 분류돼 왔지만, 최근 사고들로 인해 기존 평판마저 흔들리고 있다”며 “이번 수주 중단과 사명 검토는 상징적 조치로, 향후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 체질개선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