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B-2 스텔스 폭격기를 이용해 이란 포르도에 3만 파운드(약 13.6t) 급 ‘벙커버스터’ 폭탄(GBU-57)을 12발 투하했다. 해군 잠수함은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 시설에 토마호크(TLAM) 순항 미사일 30발을 발사했으며 나탄즈에도 벙커버스터 2발이 투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세 핵시설인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대한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모든 항공기가 현재 이란 영공을 벗어난 상태"라고 밝혔다.
국제 유가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첫 공습한 지난 13일 급상승하기 시작했으며 미국의 개입으로 갈등이 격화되자 추가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약 20%가 운송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는 앞으로도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아랍에미리트가 둘러싸고 있는 좁은 바다로 이란은 그간 해협 봉쇄를 국제 사회에서의 협상 카드로 사용해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국제 원유 가격이 2배 이상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JP모건은 "이란의 보복 수단으로 해협이 봉쇄되면 국제 유가는 120~130 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도 단시간 내 배럴당 100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중동은 현재 글로벌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중동산 원유를 가공하는 정유업계는 원유의 구입 비용과 운송비·보험료·관세·귬융 비용 등을 포함한 '원유 도입 비용' 자체가 늘어나면서 이익이 줄어들고 손실이 커지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정제 마진 개선으로 업황이 개선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석유화학 업계도 마찬가지다.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조 비용이 함께 상승할 수 있다.
해상운임이 상승하면서 가전, 자동차 등 제조 수출 산업도 문제를 겪을 수 있다. 특히 냉장고, 세탁기 등 부피가 큰 가전은 대부분 해상을 통해 운송하기 때문에 물류비 변동에 민감하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조9602억원, LG전자는 3조1110억원의 물류비용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만 해도 양사의 물류비용은 총 1조4250억원에 달한다.
가전 업계는 유가 변동에 따른 원가 상승 방지를 위해 계약 상 연동 조항 도입 등 헤지 전략을 사용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면 전반적인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유가가 평균 10% 오르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은 0.32% 줄어들고 비용은 0.67% 늘어난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의 유가 급등은 단기적인 비용 상승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수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출산업 전반에 악영향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