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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넘어 기술 기업으로…현대차그룹 '자율주행·로봇 실증' 본격화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를 기점으로 자동차 제조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기술 기반 산업군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완전자율주행이나 로봇 양산을 조기에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실제 차량과 제조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자율주행 SDV 페이스카와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은 현대차그룹이 그리고 있는 차세대 성장 곡선의 방향을 가늠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 SDV 페이스카로 방향 튼 자율주행 전략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경쟁의 초점을 단순한 기술 시연에서 대규모 적용을 위한 '기반 구축'으로 옮기고 있다. 올해 하반기 투입을 예고한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페이스카는 판매를 전제로 한 신차가 아니라, 자율주행과 차량 소프트웨어 체계를 실제 도로 환경에서 검증하기 위한 실증 플랫폼에 가깝다. 외형이나 차급의 변화보다 차량이 구동하는 방식 자체를 혁신하는 데 초점이 맞췄다. SDV 페이스카는 고성능 차량용 컴퓨팅 시스템과 통합 전자·전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된다. 기존처럼 기능별 제어기가 분산돼 작동하는 구조가 아니라, 차량 전반을 소프트웨어로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 플랫폼 위에서 차로 유지와 고속도로 주행 보조, 차로 변경 보조 등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구현된다. 비록 운전자의 개입을 전제로 한 주행 보조 단계지만 핵심은 기능 그 자체보다 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개선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갖추는 데 있다. 현대차그룹이 SDV 페이스카를 통해 확보하려는 것은 완성된 자율주행 결과물이 아니라 '대규모 실차 데이터'다. 다양한 도로 환경과 교통 상황에서 축적되는 주행 데이터는 자율주행 알고리즘 고도화와 차량 운영체계(OS) 안정성 검증의 핵심 자산이 된다. 이 같은 접근은 자율주행 경쟁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과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레벨 상향이나 특정 기능의 구현이 기술 경쟁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제 주행 환경에서 얼마나 방대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반복 학습(Deep Learning)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룹은 SDV 페이스카를 통한 실증을 거쳐 오는 2027년 말 이후 양산차를 중심으로 레벨 2+ 자율주행 기술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정 차급이나 일부 모델에 한정하기보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량 전반으로 기술을 확산하는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 ◆ 로보틱스도 실증부터… 현장 적용 전 단계에 역량 집중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전략은 '실증'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룹은 CES 2026 미디어데이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실물을 공개하고 제조 현장 적용을 고려한 로봇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쇼케이스를 넘어 실제 생산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로봇의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별도의 미래 사업으로 분리하기보다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 요소로 접근하고 있다. 반복 작업 보조와 작업자 안전 강화, 공정 효율 개선 등 현실적인 역할부터 단계적으로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이는 로봇이 단기간에 생산 주체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급진적인 접근과는 거리가 있다. 반면 로봇 전략은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Software Defined Factory)' 구상과도 긴밀히 맞물린다. SDF는 설비와 로봇, 물류, 인력을 하나의 운영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는 개념이다. 공정을 물리적 설비 중심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생산량 조정이나 공정 변경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로봇은 이 시스템 안에서 필요에 따라 투입되고 역할을 부여받는 핵심 구성 요소로 기능한다. 현재 현대모비스 등 주요 부품 계열사를 중심으로 액추에이터, 센서, 제어 기술 개발이 병행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관통하는 현대차그룹의 공통 전략은 신기술을 조기에 출시하기보다, 실제 현장에서의 작동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고 이를 반복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구조'를 만드는 데 투자 방향을 맞추고 있다. 이는 자동차 판매 중심의 전통적인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자동화 기술을 축으로 한 새로운 수익 구조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데이터 기반 생산 체계를 토대로 AI 로보틱스, 부품, 물류, 소프트웨어 등 밸류체인 전반을 통합 관리할 것"이라며 "로봇 개발부터 학습, 운영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제공자(Total Solution Provider)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1-01 0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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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선상 선 통신3사…"2026년 시험대"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국내 통신업계는 이례적으로 통신 3사 모두가 개인정보 유출과 보안 논란을 겪으며 신뢰도 하락이라는 공통의 부담을 안고 한 해를 마무리했다. 기술 전략이나 시장 점유율의 차이를 떠나 통신 3사는 사실상 같은 출발선에서 2026년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통신사는 국민의 통신 기록과 위치 정보, 결제 정보까지 다루는 산업이다. 개인정보 보호 실패는 단순한 사고나 해프닝이 아니라 사업 존립과 직결되는 리스크다. 최근 통신업계에서 잇따라 발생한 보안 이슈는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최근 몇 년간 통신 3사는 AI, 클라우드, B2B, 위성통신 등을 앞세워 각기 다른 성장 전략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이슈가 반복되면서 이러한 전략은 한 발 뒤로 밀리는 모습이다. 데이터 활용을 전제로 하는 신사업은 개인정보 보호라는 전제가 충족되지 않으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2026년 통신 3사는 신뢰 회복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은 채 사실상 동일 선상에서 경쟁을 시작하게 됐다. 향후 어떤 기업이 더 빠르게 신뢰를 회복하고 그간 준비해 온 AI, 클라우드, B2B, 위성통신 등의 전략을 어떻게 구체화하느냐에 따라 국내 통신업계의 주도권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AI 기업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해 왔지만, 지난해를 거치며 이 전략의 전제 역시 점검 대상에 올랐다. AI 서비스와 데이터 활용이 확대될수록 개인정보 관리 범위는 넓어지고 사고 발생 시 파급력 또한 커진다. 통신 인프라와 결합된 AI 서비스일수록 기술 경쟁력 못지않게 데이터 통제 역량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관건은 AI 기술의 진보 자체보다, AI 시대에 걸맞은 데이터 거버넌스와 보안 체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했는지를 시장에 설명할 수 있느냐다. 신뢰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AI 확장 전략은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수 있다. SK텔레콤에게 2026년은 AI 선도 전략의 방향성을 재확인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지난달 17일 타운홀 미팅에서 자사의 AI 기술과 관련해 "그동안 다양한 실험과 인큐베이팅을 통해 일정 수준의 유·무형 자산을 확보했다"며 "이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글로벌 빅테크의 속도에 맞춰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공공과 금융 분야에서 높은 비중의 B2B 사업을 영위하는 통신사다. 해당 고객군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사고에 특히 민감해 신뢰 훼손이 사업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T의 AX(AI 전환) 전략 역시 기술 도입 속도만으로 평가되기 어려운 구조다. 공공·금융 고객이 KT를 지속적인 핵심 파트너로 선택할 수 있을지는 보안 체계에 대한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안정적인 관리 역량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AX 전략의 확장 속도에도 제약이 따를 수 있다. 2026년은 KT가 기술 중심 전략을 신뢰 기반 사업 모델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박윤영 KT CEO 후보는 취임 이전부터 신뢰 회복을 위해 상무·상무보급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특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해킹 사안과 리스크로 번질 수 있는 주요 현안들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역시 AX를 전면에 내세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AI 통화 앱 '익시오'와 오픈AI와 협력해 선보인 구독형 콜봇 서비스 '에이전틱 콜봇' 등을 중심으로 기업의 AX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LG유플러스는 AI 기반 서비스 확대와 함께 지난해 7월 발표한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보안 투자 계획을 병행하며 2026년에는 신뢰를 토대로 한 AI 경쟁력을 점진적으로 가시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AI·보안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는 인사 정책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AICC(AI 컨택센터), AIDC(AI 데이터센터), AI 통화 앱 익시오 등 미래 핵심 사업 성장을 견인할 인재와 통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 중용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2026-01-01 0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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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는 정책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일거리에서 자란다
이재명 대통령은 줄곧 일자리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 강조해 왔다. 고용은 민생이고 민생은 경제의 심장이다.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구조’다. 일자리는 정책 구호로 생기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일자리는 목표가 아니라 결과다. 그 결과를 만들어 내는 출발점은 언제나 일거리다. 냉정하게 보자. 법조인, 언론인, 정치인, 공무원은 일자리를 직접 만들어 내는 집단이 아니다. 이들은 규칙을 만들고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요하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새로운 수요를 발견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시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따로 있다. 바로 창업가와 기업인이다. 일자리는 사업에서 나온다. 사업은 일거리의 축적이다. 누군가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시장이 반응할 때 일거리는 확장되고 고용은 뒤따른다. 이 단순한 경제의 원리가 정치의 언어 속에서 자주 왜곡된다. 미국과 독일은 이미 잘 알려진 사례다. 정부가 직접 고용을 늘리기보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지금 한국이 주목해야 할 사례는 여기에만 있지 않다. 아시아의 변화는 훨씬 더 직접적인 시사점을 던진다. 중국은 지난 30여 년간 세계 최대의 일자리 창출 실험장을 운영해 왔다. 중국 정부는 모든 기업을 자유롭게 방치하지도 모든 고용을 직접 책임지지도 않았다. 대신 명확한 전략 산업을 설정하고 해당 분야에서 민간 기업이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수많은 중소기업과 민영기업이 제조업과 플랫폼, 유통과 서비스 영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그 과정에서 농촌 인구는 도시로 이동하며 대규모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완벽한 모델은 아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중국의 고용 증가는 ‘공공 일자리 확대’가 아니라 민간의 일거리 폭증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베트남은 더 인상적이다. 베트남 정부는 일자리를 외치기보다 “기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를 먼저 물었다. 외국 기업이 투자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단순화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노동력을 체계적으로 교육했다. 그 결과 글로벌 제조 기업과 국내 기업이 함께 성장했고 청년들은 공무원 시험보다 공장과 기업 현장으로 향했다. 베트남의 일자리는 정부 청사에서 생기지 않았다. 공장과 물류 창고, 연구소와 서비스 현장에서 자라났다. 이 두 나라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국가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지’ 않았다. 대신 일거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판을 깔았다. 규칙은 강했지만 방향은 분명했고 기업은 그 틀 안에서 속도를 냈다. 기업을 잠재적 범법자로만 보지 않았고 실패를 전면적으로 낙인찍지도 않았다. 한국은 어떠한가. 우리는 여전히 일자리를 숫자로 관리하려는 유혹에 빠져 있다. 단기 고용 지표에 집착하고 공공 부문이 민간의 빈자리를 대신 채우려 한다. 그러나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는 세금이 마르면 사라진다. 반면 기업이 만든 일자리는 시장 경쟁 속에서 스스로 생존하며 확장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일자리 정책이 성공하려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일거리가 생겨나고 있는가”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창업가와 기업인이 지금 이 나라에서 마음 놓고 뛰고 있는가.” 정도 언론의 시선으로 분명히 말한다. 공정과 정의는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다. 그러나 그 가치가 도전을 억누르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규제는 필요하지만 예측 가능해야 하고, 정책은 일관돼야 한다. 기업이 5년, 10년을 내다보고 투자할 수 없는 나라에서 양질의 일자리는 생기지 않는다. 일자리는 대통령의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일거리를 만드는 사람들, 즉 창업가와 기업인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중국과 베트남 그리고 미국과 독일이 보여 준 교훈은 하나다. 국가는 앞에서 끌어주기보다 뒤에서 밀어 주고 옆에서 지켜보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이것이 이재명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그리고 이것이 경제를 말하는 언론이 외면해서는 안 될 기본이자 상식이다.
2025-12-31 15: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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