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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상폐 사태, '깜깜이 결정' 논란 재점화…거래소 투명성 시험대
[이코노믹데일리] 위믹스(WEMIX)의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사태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고질적 병폐인 '깜깜이 상장폐지' 관행에 다시 한번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명확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 없이 거래소가 자의적으로 상장 및 폐지를 결정하는 오랜 관행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지난 3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의 결정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명백한 재량권 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그는 먼저 투자자와 홀더, 파트너사, 게임 유저 등 생태계 참여자들에게 사과했지만 닥사의 결정 자체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단순히 한 프로젝트의 상장폐지에 대한 항변을 넘어 국내 거래소들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해석된다. ◆ 기준 없는 상장폐지 반복되는 논란...위믹스의 항변과 닥사의 침묵 김 대표는 지난 3월 4일 위믹스가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닥사로부터 총 5차례(주요 3회, 추가 2회)에 걸쳐 소명 요청을 받았으며 재단 측은 매번 촉박한 기한에도 불구하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성실히 자료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밝힌 소명 과정을 보면 1차 소명(3월 10일 제출)에서는 해킹 인지 및 대응 타임라인, 원인 분석, 재발 방지책, 피해 복구 방안 등을 제출했다. 특히 당시 닥사가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던 '공지 지연 사유'까지 선제적으로 소명했지만 닥사로부터는 어떠한 추가 질의나 피드백도 없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닥사는 2차 소명(3월 20일 요청, 3월 24일 제출)에서야 뒤늦게 공지 지연 사유에 대한 재소명을 요구했고 위믹스 측은 기술적 설명을 보강해 제출했으나 역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소통 과정의 불합리함도 지적됐다. 김 대표는 "답답한 마음에 4월 7일 먼저 닥사에 미팅을 요청했지만 회신이 없었다"며 개별 거래소에 연락한 뒤인 4월 9일에야 닥사로부터 연락을 받아 4월 10일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후 최종 소명서 제출(4월 13일)과 경찰 수사 현황 공유에 이어 4월 15일에는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신고 여부에 대한 갑작스러운 당일 소명 요구까지 있었다. ◆ KISA 인증 무시와 '답정너' 소명 절차...기준 없는 권한, 흔들리는 시장 신뢰 특히 마지막 소명 요구 과정은 닥사 결정의 불투명성을 극명하게 드러낸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4월 18일 유의종목 지정이 연장된 후 닥사는 'KISA 인증 보안 컨설팅 업체로부터 보안 취약점 점검 결과와 이행 조치 결과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기한을 불과 나흘 뒤인 4월 22일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닥사가 직접 요구한 KISA 인증 업체의 검증 리포트를 기한 내 제출했음에도 이에 대한 어떠한 피드백도 없이 결국 보안 관련 문제를 이유로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는 닥사 스스로 KISA 인증의 권위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그렇다면 어떤 보안 전문가가 어떤 기준으로 소명 자료를 검토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믹스 측이 "필요하다면 닥사가 직접 우리 시스템을 점검해도 좋다"고 제안했음에도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투자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리면서 그 이유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거래소의 기본적인 책무를 방기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김 대표는 소명 과정 중 "단기간에 조치가 불가능해 보임"과 같은 문구와 함께 추가 소명 요구를 받은 점을 언급하며 "닥사가 이미 상장폐지를 결정해놓고 형식적인 절차만 진행한 것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식 소명 요구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신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 김 대표의 주장에서 드러나는 더 큰 문제는 닥사 즉 국내 주요 원화 거래소들이 상장과 폐지라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그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법적 근거도 없는 민간 자율협의체인 닥사가 어떻게 이런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주식시장만 해도 상장, 거래, 퇴출 관련 권한이 분산되어 있고 명확한 규정과 절차가 있는데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소들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비판했다. 해킹 후 공지 지연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 공격 가능성과 시장 혼란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으며 즉시 경찰 신고와 외부 보안업체 협력을 시작해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늑장 공시가 상장폐지 사유라면 며칠까지가 늑장인지 그 명확한 기준을 닥사가 제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기준 부재가 자의적 판단 논란과 소모적 논쟁을 반복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기관조차 의견 수렴과 변론 기회를 보장하고 결정 이유를 상세히 공개하는 사회적 상식을 언급하며 닥사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닥사라는 방패 뒤에 숨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누가 어떤 논의를 거쳐 무슨 기준으로 결정했는지 직접 설명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바이백(자사 토큰 매입) 문제 역시 "피해 복구와 생태계 안정을 위한 재단의 자체적 결정이었으며 닥사는 어떠한 의견도 준 적이 없다"며 상장폐지 결정과는 무관함을 분명히 했다. ◆ 투자자 불안과 산업 위축 우려...법적 대응과 사업 지속 의지, 그리고 남겨진 과제 이러한 '깜깜이 상장폐지' 관행은 비단 위믹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명확한 사유 고지나 충분한 소명 기회 없이 유의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를 겪어왔다. 이는 투자자들이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노출된 채 거래해야 하는 불안정한 시장 환경을 고착화시킨다. 김 대표의 지적처럼 외부의 불가항력적인 해킹 공격을 당하고 피해 복구와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상장폐지된다면 어떤 프로젝트가 위험을 감수하며 혁신적인 도전에 나서겠는가. 이는 결국 산업 전체의 성장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 특히 국내 프로젝트에 대한 역차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대표는 "과연 해외 프로젝트에도 우리에게 요구한 것과 동일한 잣대와 소명 절차를 적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국내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 위축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개별 프로젝트의 존폐 문제를 넘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거래소의 책임과 투명성 강화가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위믹스 측은 이번 닥사의 결정이 명백한 재량권 남용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법원에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특히 이번 사태가 2022년 발생했던 유통량 공시 위반 문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22년에는 우리 측의 잘못이 있었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이번은 불가항력적인 해킹 사건이며 피해 복구와 재발 방지 노력에 최선을 다했다"며 법적 대응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국내 상장폐지 결정과 무관하게 글로벌 시장 확장에 더욱 주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 일본 법인 확장과 싱가포르 재단 강화를 통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미르M 글로벌' 등 후속 게임의 성공적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300명이 넘는 인력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의 진정성과 사업 지속 의지를 보여준다"며 재단이나 관련 법인의 분리·매각설을 일축했다.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1차 바이백 완료 및 2차 바이백 성실 이행, 흔들림 없는 사업 추진을 통한 성과 입증, 장기 비전 프로젝트 '위퍼블릭(WePublic)' 지속 투자 등을 약속했다. 또한 해외 거래소 추가 상장 및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활용 등 가능한 모든 유동성 확보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에 간곡히 요청드린다. 이번 사태에 관심을 갖고 명확한 기준 마련과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역시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향후 필요시 직접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시사했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이번 위믹스 사태는 '기준 없는 상장폐지'라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해묵은 논란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사회적 공론화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투자자가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산업의 혁신 동력이 저해되는 현재의 불투명한 시스템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김 대표의 마지막 말처럼,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지 모른다. 그 논의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2025-05-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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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국내 거래소서 두 번째 상장폐지… 해킹 사태 소명 부족
[이코노믹데일리]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또다시 상장 폐지된다. 과거 유통량 문제로 퇴출된 지 약 1년 5개월 만이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소속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2일 위믹스의 거래 지원을 다음 달 2일 오후 3시부로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해당 시점부터 위믹스 매수·매도가 불가능해지며, 출금은 7월 2일 오후 3시까지 지원된다. DAXA는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협의체다. 이번 상장폐지 결정의 발단은 지난 2월 발생한 해킹 사건이다. 당시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자회사 위믹스 재단은 외부 공격으로 플레이 브릿지 볼트(가상자산 보관 지갑)에서 약 865만 개의 위믹스(당시 약 90억원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출금됐다고 밝혔다. DAXA는 이와 관련해 위믹스 측이 "이용자의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사항을 불성실하게 공시했고 사건 발생 원인에 대한 명확한 소명과 피해자 보상 방안이 부재하다"고 지적하며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후 위믹스 재단이 제출한 소명 자료만으로는 유의 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 결국 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발행 주체의 신뢰성과 보안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위믹스가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2년 12월, 계획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 간의 차이 등 공시 문제로 DAXA에 의해 5대 거래소에서 일제히 퇴출된 바 있다. 이후 이듬해 2월 코인원을 시작으로 4개 거래소에 순차적으로 재상장됐었다. 상장폐지 공지 이후 위믹스 가격은 급락했다. 2일 오후 빗썸 등 국내 거래소에서 위믹스는 전일 대비 60% 이상 폭락하며 400원대까지 밀려났다. 발행사 위메이드의 주가 역시 코스닥 시장에서 17% 넘게 하락 마감했으며 위메이드플레이, 위메이드맥스 등 관련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위믹스 및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거래소 추가 상장 등 다양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5-05-02 16: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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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같은 전략, 엇갈린 운명…사모펀드의 빛과 그림자
최근 홈플러스, BHC, 네파 등 사모펀드(PEF)가 인수한 국내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이 경영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하는 등 순기능도 있지만,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를 심층 분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해외에서도 사모펀드(PE)가 유통기업을 인수한 뒤 오히려 망가진 사례들이 있다. 유통업은 매장 경험 개선, 브랜드 이미지 관리, 온라인 커머스 전환 등 장기적 투자가 핵심이지만, 사모펀드는 대개 5년 이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다보니 혁신을 추구하기 어려워 경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유통업은 마진(이익률)이 높지 않은 편이라 꾸준히 매출이 잘 나오는게 중요한데, 구조조정의 덫으로 경쟁력이 약화해 파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반면 ‘장기 투자·고객 중심’ 실천으로 유통기업을 더욱 성장시킨 사모펀드도 있어 이들의 경영방식의 차이점과 핵심을 짚어본다. ◆ 사모펀드 방만 경영, 글로벌 기업도 못 피해갔다 해외에서도 차입 매수(LBO) 방식으로 인수됐다가 파산 절차를 밟은 세계적 기업이 있다. 글로벌 장난감 판매회사인 토이저러스는 지난 2005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베인 캐피털, 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LBO 방식으로 66억 달러(약 8.8조원)에 인수됐으나, 막대한 부채에 시달린 뒤 2017년 파산했다. LBO는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해 인수한 뒤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으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인수합병(M&A) 전략 중 하나다. 토이저러스는 인수가 이뤄진 뒤 한동안 보유금의 절반을 이자 상환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인수가 66억 달러 중 약 53억 달러가 부채로 조달된 탓이다. IB업계에 따르면 토이저러스가 지불해야하는 연간 이자비용만 4~5억 달러에 달했다. 토이저러스의 영업이익은 2015년 -4억800만 달러에서 2017년 –2억4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억6500만 달러에서 –3억3500만원으로 41% 반등했으나 순이자 비용은 –2300만 달러에서 –3100만 달러로 35% 늘며 부담이 지속됐다. 토이저러스의 매출은 2015년 10억5900만 달러에서 2017년 5억5700만 달러로 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은 -15%에서 -37.3%로 하향세를 나타냈다. 토이저러스는 2017년 파산 신청 후 다음해 약 1600개 매장 폐점 및 청산했다. 사모펀드 3사는 토이저러스 인수 후 파산되기까지 4억6400만 달러(약 6조2000억원)의 컨설팅 수수료와 이자를 챙겨갔으나 3만3000명의 직원은 퇴직금 없이 해고됐다. 토이저러스 파산 배경은 과다 부채와 투자 부족이 꼽힌다. 당시 미국 유통시장은 아마존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오프라인 업체들이 힘을 잃고 있던 상황이었으나 이를 대응할 만한 투자금이 부족했다. 또 매장 혁신을 못해 노후화가 지속되면서 타사 대비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했다. 일각에서는 토이저러스가 사모펀드에 인수되지 않았다면 온라인 시장에 제대로 대응했을 가능성, 매장 리뉴얼 등 브랜드 혁신에 투자할 여유가 있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명품 백화점 니만 마커스도 사모펀드에 LBO 방식으로 인수된 후 2020년 파산보호 신청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아레스 매니지먼트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2013년 10월 TPG·워버그 핀커스로부터 니만 마커스를 6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가운데 75%인 45억 달러가 고금리 차입금으로 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에 인수되기 전 2013년 니만 마커스의 매출액은 46억5000만 달러였다. 인수 후 2015년 매출액은 51억 달러를 기록하며 매출의 정점을 찍었으나 2017년에는 매출이 8% 하락한 4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3년 4억4600만 달러에서 2016년 -2억6100만 달러, 2017년 -4억53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온라인 전환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오프라인 중심 전략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도 지속적인 부채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니만 마커스의 EBITDA(세금, 이자 비용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도 큰 타격을 입었다. EBITDA는 2013년 6억3500만 달러에서 2016년 7600만 달러까지 급락했으며 2017년에는 -1억2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BITDA 비율은 2013년 13.7%에서 2017년 –2.6%로 내려갔다. 니만 마커스는 2020년 5월 파산 신청을 단행했고, 43개 매장 중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1만4000명의 직원은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구조조정 절차를 밟았다. 토이저러스와 니만 마커스의 공통점은 LBO 구조에서 따라붙는 과도한 부채로 정상적인 투자와 변화 여력이 차단됐다는 점이다. 이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이라도 장기적 성장 전략 없이는 살아남기 취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 사모펀드 순기능 빛 발했다 사모펀드라고 기업을 몰락시킨 사례만 있는건 아니다.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해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키거나 IPO(상장)까지 간 경우도 있다. 미국 대표 저가 소매 업체인 달러 제너럴은 2007년 KKR에 약 77억 달러에 인수됐다. KKR은 달러 제너럴 인수 후 매장 리뉴얼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2009년 IPO에 성공했다. ‘미국판 다이소’라 불리는 달러 제너럴은 저소득층과 농촌 지역 소비자를 핵심 타겟으로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집중했다. 1달러 이하의 저가 생활용품을 주력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당시 달러 제너럴은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조차 공략 못 한 저소득층 시장을 정확히 찔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장 이후 주가는 6배 이상 성장했고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할인 소매업체 모델로 자리 잡았다. 달러 제너럴의 매출은 2016년 203억 달러에서 작년까지 387억 달러로 9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억 달러에서 24억 달러로 26%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미국 회원제 창고형 마트인 비제이스 홀세일 클럽 홀딩스(BJ’s Wholesale Club Holdings, BJ)도 사모펀드 손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BJ는 2011년 사모펀드인 레너드 그린&파트너스(LGP)와 CVC 캐피털 파트너스에 약 28억 달러로 차입매수 됐다. 인수 직후 BJ는 단기적으로 부채가 늘고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재무적 압박을 겪으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이는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6억9000만 달러의 신규 부채 발행과 공격적인 재무 정책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BJ는 LGP와 CVC 캐피털 파트너스의 디지털 전환, 구조 조정 등 장기적 성장 전략으로 2018년 재상장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BJ는 2011년 인수합병 당시 190개 매장을 운영했다. 사모펀드의 투자와 사업 모델 혁신에 힘입어 매출액은 2016년 125억 달러에서 2024년 200억 달러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16년 1억8700만 달러에서 2024년 8억 달러로 4.27배 증가했으며, 작년에는 사상 최초로 EBITDA가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순이익은 2016년 2400만 달러에서 2024년 5억2400만 달러로 21배 증가했다. BJ는 사모펀드의 인수 초기 과도한 LBO로 인해 신용등급 하락과 이자 부담이 있었지만 BJ의 자본은 2018년 -10억3000만 달러에서 2021년 3억1900만 달러, 2024년 15억 달러까지 지속 상승했다. 또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나가며 사모펀드 인수의 좋은 사례로 남았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 교수는 “평균적으로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해서 고용도 늘리고 실적도 올리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이러한 선순환을 만드는 사모펀드와 그렇지 않은 사모펀드의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사모펀드들은 내부에 기업 가치 제고 역량이 강화돼있고 관련 업계 전문가들을 경영진에 앉혀 기업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이라며 “한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킨 사모펀드가 다른 기업을 파산까지 도달하게 하는 것은 사모펀드 내부의 경영 전략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5-04-29 17: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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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재상폐 여부 오늘 결정…국내 가상자산 업계 긴장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대표 K-코인 ‘위믹스’의 상장폐지 여부가 오늘(18일) 결정된다. 만약 상폐가 확정될 경우 위믹스는 국내 가상자산 업계 최초로 재상장 후 재상폐되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는 시장의 신뢰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 분기점이자 향후 국내 프로젝트들의 상장 관리 기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중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주요 원화 거래소들은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여부를 공지할 예정이다. 이는 거래소 협의체인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가 예고한 ‘4월 3주차 내 결정’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위믹스의 재상폐 논란은 지난달 4일 발생한 해킹 사고로 촉발됐다. 위믹스 재단은 865만여 개(약 90억원 상당)의 위믹스 토큰이 외부 공격으로 탈취됐다고 밝혔지만 사건 발생 후 4일이나 지나서야 이를 공지해 ‘불성실 공시’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DAXA는 위믹스를 거래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입금을 중단시켰다. 특히 탈취된 토큰 대부분이 쿠코인, 바이비트, HTX 등 글로벌 거래소 7곳을 통해 매도된 것으로 추정돼 향후 시장 교란 및 추가 피해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위믹스 재단 측은 대응 시나리오 전면 점검, 키 교체, 보안 강화 등 후속 조치를 단행했고 바이백(자사 코인 매입)을 통해 가격 방어에 나서고 있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최근 간담회에서 “블록체인 사업은 위메이드의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이라며 “보안 리스크를 계기로 더 강한 시스템으로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보안은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생명줄인데 공지 지연은 시장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위믹스는 지난 2022년 유통량 허위 공시 논란으로 이미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에서 상폐된 전례가 있으며 이후 빗썸·코인원·코빗에서 재상장됐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위믹스의 운명을 넘어 국내 거래소들의 프로젝트 상장 기준과 DAXA의 영향력, 투자자 보호 기준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재상폐가 확정된다면 향후 유사 상황 발생 시 ‘사전 투명성 확보’가 국내 프로젝트 생존의 핵심 조건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2025-04-18 08: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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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F&B, 상폐 후 동원산업 완전 자회사로…'글로벌 식품 사업군' 출범
[이코노믹데일리] 동원F&B가 자진상폐 후 동원산업 100% 계열사로 편입된다. 이는 동원그룹이 글로벌 식품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이다. 15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국내외 식품 4개사를 사업군(Division)으로 묶기로 했다. 앞서 동원산업과 동원F&B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동원산업은 보통주 신주를 발행해 동원F&B 주주에게 1(동원산업):0.9150232(동원F&B)의 교환 비율로 지급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주식교환 비율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산정됐다.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동원F&B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상장 폐지된다. 주식교환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오는 6월 11일(잠정) 개최할 계획이다. 반대하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청구 가격은 관련 법령에 따라 동원산업 3만5024원, 동원F&B 3만2131원으로 결정됐다. 동원산업의 신규 발행주식 수는 주식매수청구가 종료되는 7월 1일 이후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주식교환은 동원산업이 동원F&B와 함께 주도적으로 글로벌 식품 시장에 적극 진출해 제2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동원산업은 동원F&B 100% 자회사 편입 이후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Starkist), 스카사(S.C.A SA) 등 식품 관련 계열사를 ‘글로벌 식품 디비전(division)’으로 묶어 글로벌 사업의 전략적 추진과 시너지 창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룹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2024년 기준 22%에서 2030년까지 40%로 늘릴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R&D) 조직을 ‘글로벌R&D센터’로 통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작년 기준 0.3%(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인 R&D 예산을 2030년까지 1%대로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자회사인 스타키스트의 광범위한 유통망을 활용해 북미 및 중남미 시장의 판로 개척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기존 동원F&B와 스타키스트의 스테디셀러로 구성한 결합 상품을 출시하는 동시에 통합 R&D를 통한 신제품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동원F&B는 동원산업 산하의 참치어획·캔가공 자회사인 세네갈의 스카사_S.C.A SA, 캅센_CAPSEN.SA 등과 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중장기적으로 중동과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원산업 주도로 빠른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도 추진할 방침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국내 식품 시장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내수 침체, 경쟁 심화의 구조적 변화로 글로벌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흩어져 있는 식품 사업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04-15 09: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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