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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3400만건 개인정보 유출…왜 韓 고객만
[이코노믹데일리]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현재까지는 한국 고객 정보를 중심으로 확인된 가운데, 해외 고객 정보까지 포함될 경우 각국의 개인정보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다층적 법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내부 권한 관리 체계와 데이터 저장 구조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기업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과징금이 최고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부상했다. 사고 규모와 경위를 고려한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지면서 전자상거래 플랫폼 전반의 보안 체계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일부 주문 이력 등이 비인가 접근으로 외부에 조회됐다는 사실을 관계 당국에 신고한 상태다. 유출 규모는 약 3400만 건으로 파악됐으며, 결제 정보나 로그인 비밀번호 등 인증 정보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인가 접근은 6월 말 해외 서버를 통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고, 회사가 내부에서 이상 징후를 인지한 시점은 11월 중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고객 정보 포함 여부는 조사 중이나, 현재까지 피해가 한국에 한정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출 혐의가 제기된 전직 중국 국적 직원은 인증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규모와 관련해 쿠팡은 “단수인지 복수인지 단정할 수 없고, 수사 중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한국 고객에만 집중된 배경으로는 데이터베이스 분리 운영 구조가 지목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국가별 개인정보보호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고객 데이터를 지역별로 분리 저장하는 방식을 보편적으로 적용해 왔다. 유럽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데이터 국지화 규정은 기업이 각국 이용자 정보를 해당 지역 내부 또는 지정된 리전에 저장하도록 요구한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주요 플랫폼 역시 국가별 저장소를 구분해 운영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 같은 관행을 고려할 때 쿠팡도 한국·대만·일본 등 국가별 데이터를 분리해 관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건 조사 초기 단계에서 해외 고객 계정이 유출됐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의 핵심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비인가 접근이 약 5개월 동안 탐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접근 권한 관리, 인증키 회수, 퇴직자 계정 관리 등 내부 통제 절차에서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개발·운영 계정은 일반 계정보다 높은 접근 권한을 보유하는데, 퇴직 이후 인증 수단이 적절히 폐기되지 않았다면 대량 정보 조회가 장기간 가능해진다. 이상 접근 패턴을 식별하는 로그 모니터링 체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정황도 확인되며 내부 보안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재 수위는 최고 단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유출 시 전체 매출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유출 사안과 무관한 매출액은 산정 기준에서 제외될 수 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은 41조원으로, 최대 비율인 3%를 적용할 경우 과징금 규모는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사고 인지·보고 과정, 관리적·기술적 보호조치 의무 준수 여부 등이 함께 판단 기준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과징금 외에도 보안 체계 개선 명령, 점검 이행 의무 강화 등 행정조치가 병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고객 정보까지 포함될 경우 규제는 국가별 법제를 따라 복합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대만 개인정보보호법(PDPA), 일본 개인정보보호법(APPI) 등은 유출 시 신고·통지 의무와 별도의 과징금·행정처분 절차를 규정하고 있어, 단일 사고가 복수 국가에서의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 내부 조직·인력 운영 측면에서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접근 권한 관리, 인증 체계, 내부 통제 절차 강화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IT·보안 전문 인력 보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대규모 유출 사고 이후 정보보호 책임자(CISO) 조직을 확대하고 데이터 거버넌스 및 준법감시 기능을 강화해 왔으며, 쿠팡도 유사한 방향의 조직 개편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 사건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경찰청·국가정보원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이 가동 중이며, 개인정보위는 접근통제·암호화 등 법정 안전조치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경찰은 비인가 접근 경위와 함께 내부자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 등을 검토해 연내 2차 관계부처 종합 대책을 발표할 수 있게 하겠다”며 “국내외 유사 사례 분석 및 신중하게 비교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2025-12-02 16: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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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전 국정원장 구속, '계엄 은폐·정치 관여' 수사 급류로
[이코노믹데일리] 12·3 비상계엄의 내막을 파헤치고 있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을 구속하며 정권 핵심부 수사를 본격화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이번 결정으로 특검 수사는 다시 한번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새벽 “조 전 원장이 주요 증거를 훼손하거나 조작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조 전 원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지만, 특검이 제출한 482쪽 의견서와 151장의 PPT 자료는 법원의 판단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특검의 핵심 혐의는 두 갈래다. 첫째, 조 전 원장이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알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직무유기다. 둘째, 계엄 이후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보를 보이며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조항을 어겼다는 점이다. 조 전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전에 이미 비상계엄 계획을 보고받고도 침묵했다. 계엄 선포 뒤에는 당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계엄군이 이재명·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는 보고까지 받았지만, 국회에 즉시 알리지 않았다. 국정원법은 국가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인지할 경우, 국정원장이 지체 없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검은 “국정원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저버린 명백한 직무유기”로 판단했다. 정치 관여 혐의는 그보다 더 민감하다. 조 전 원장은 당시 국정원 폐쇄회로(CC)TV 영상 중 자신이 등장하는 부분은 더불어민주당에 제공하지 않고, 국민의힘 측에만 전달했다. 특검은 이를 “탄핵심판 국면에서 여권에 유리한 자료 제공을 한 행위”로 보고 있다. 더구나 특검이 확보한 통신기록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통화’ 기록 삭제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국가기관의 기록을 은폐·훼손한 것은 민주적 통제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중대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위증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도 구속 사유로 작용했다. 조 전 원장은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계엄 선포 전 대통령실에서 관련 문건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공개된 대통령 집무실 CCTV에는 그가 종이를 양복 주머니에 넣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한 ‘삼청동 안가 회동’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한 조치”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으나, 특검은 다수의 진술과 문건을 토대로 “허위 진술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 “조 전 원장이 핵심 증거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며, 향후 수사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번 구속은 특검이 윤석열 정부 인사 중 고위직을 상대로 다시 강제수사에 나선 첫 사례다. 지난 8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구속 이후 한덕수 전 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주춤’하던 특검이 다시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됐다. 특검 관계자는 “국정원이 중립성을 상실하면 민주주의의 견제 시스템이 무너진다”며 “이번 구속은 ‘권력기관의 침묵과 선택적 보고’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닌 ‘정보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중대한 헌정 이슈로 번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한 법조 전문가는 “조 전 원장의 행위는 단순 보고 누락을 넘어, 정보의 선택적 유통을 통한 정치 개입의 전형”이라며 “국정원 본연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의 구속을 발판으로 대통령실 참모진과 군·정보라인에 대한 윗선 수사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12·3 비상계엄의 진상 규명은 이제 단순한 과거사가 아닌, 권력기관의 책임과 윤리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2025-11-12 09: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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