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기해년(己亥年)이 밝았다. 부와 복을 상징하는 황금 돼지띠의 해다. 돼지띠는 단순하지만 강인한 성격을 지니고, 한 가지 목적을 앞에 두면 추진력이 좋아 시작하면 끝을 본다고 한다. 지난해 발동을 건 돼지띠 골프 스타들도 2019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여자 골프 고진영, 김아림, 박결, 남자 골프 박상현, 김시우, 왕정훈 등이 기해년을 빛낼 대표적인 돼지띠 선수들이다.
1995년생인 고진영은 지난해 미국 무대에 진출해 당당히 신인왕을 차지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고의 기대주다. 고진영은 지난해 2월 공식 데뷔전이었던 호주 여자오픈에서 67년 만에 LPGA 투어 데뷔전 우승 역사를 쓰며 화려하게 등장해 2018시즌 25개 대회에서 우승 1회와 준우승 1회를 포함 13차례 ‘톱10’에 들었다. 꾸준한 성적으로 신인상을 거머쥔 고진영은 LPGA 투어 2년차를 맞는 올해는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에 도전장을 내민다.
고진영과 동갑내기 김아림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히트상품’이었다. 시원시원한 장타를 앞세운 김아림은 박성현이 떠난 국내 투어에서 ‘장타 여왕’으로 군림하며 인기몰이에 앞장섰다. 지난해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박인비와 명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뒤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이뤘다. 털털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김아림은 돼지띠가 분명하다. 올해 KLPGA 투어를 접수할 유력한 후보다.
1996년생이지만 1월생으로 돼지띠인 박결도 지난해 감격의 눈물바다로 무관의 한을 풀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여자골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 KLPGA 투어 시드전을 1위로 통과해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박결은 가슴앓이 끝에 4년 만인 지난해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준우승 징크스’를 떨친 박결의 질주는 올해 지켜봐야 할 시즌 포인트다.
남자 골프에서는 지난해 화려하게 꽃을 피운 1983년생 박상현이 눈에 띈다. 박상현은 지난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13년 만에 시즌 3승을 수확하며 생애 첫 상금왕을 차지했고, 덕춘상(최저타수상)과 베스트 플레이어까지 3관왕에 올랐다. 또 아시안 투어에서 신인왕에 등극하며 유러피언투어 시드권까지 획득했다. 36세의 늦은 나이에 ‘2인자’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박상현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와 유럽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 ‘제2의 골프 인생’을 열었다.
또 1995년생 동갑내기 김시우와 왕정훈도 주춤했던 2018년을 발판 삼아 올해 재도약의 시즌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김시우는 2017년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차세대 간판’으로 떠올랐고, 왕정훈은 2016년 유러피언투어 신인왕 출신이다. 지난해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재도약 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