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2시30분께 포스코 포항제철소 코크스공장에서 60대 A씨가 사망한 채 동료들에 의해 발견됐다. 이 공장은 지난 2일에도 한 직원이 돌연사 한 데 이어 이 달 들어서만 2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다.
지난 2월에는 포항제철소 신항만 5부두에서 근무하던 현장직원이 인턴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중 사망했다. 지난 달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니켈 추출 설비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직원이 변을 당하기도 했다.
작년 한 해 동안에도 포스코에서 5명이 숨졌으며,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으로부터 '최악의 살인기업' 공동 3위에 선정되는 불명예도 얻었다.
공동캠페인단은 지난 2006년부터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 발생보고자료’를 바탕으로 산재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최정우 회장이 취임할 당시부터 안전을 기업경영의 새로운 핵심가치로 선포했다. 또 3년 동안 안전 관련 분야에만 1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안전 콘트롤타워 조직인 '안전전략사무국'을 신설해 관련 전문가를 영입했다. 외주사의 안전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전 직원에게 안전정보를 제공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안전협의체도 구성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연이은 인재가 발생하면서 이 같은 최 회장의 노력이 무색해지고 있다.
연이은 사망사고로 포스코는 노동계로부터 수십 년간 원가절감을 외치며 경제적 이익에만 몰두해 환경설비 투자를 게을리한 결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각종 사건사고로 어려움을 겪는 포스코는 대외적으로는 세계 최고로 평가받으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철강 전문 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는 지난달 17일부터 열린 제34차 글로벌 철강전략회의에서 포스코를 세계에서 10년 연속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요산업 침체,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어려운 판매여건 속에서도 고부가가치제품인 프리미엄 철강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투자환경 조성과 재무건전성을 개선한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에서는 최고로 평가받는 포스코지만 안전경영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위상은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안전제일주의 경영이 유명무실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