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6.6% 늘어난 1조9144억원이다. 최대 경쟁사인 KB금융지주를 776억원 차이로 앞서며 리딩그룹 자리를 지켰다.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는 신한금융의 1순위 경쟁력이다. 15개 계열사들이 각 부문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 신용카드, 여신전문금융, 자산운용 등으로 구성된 사업 부문은 최대 시너지를 창출한다.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계열사들의 이익 기여도 역시 고루 분산됐다. 이런 강점은 안정적인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으로 이어진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을 보면 신한금융은 1분기 각각 0.8%와 10.3%를 기록했다. 국내 금융지주사 평균(ROA 0.7%·ROE 9.6%)을 모두 상회한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로 금융지주사 평균(0.7%)을 밑돈다. 수치가 낮을수록 양호하다는 의미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우수한 인력과 철저한 포트폴리오 관리 외에 수익성을 높일 확실한 목표와 경영전략 수립이 신한금융의 최대 강점"이라며 "특정 전략이 짜여지면 경쟁사들이 따라 가는 구조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대적인 약점은 보험 부문이다.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를 앞세워 생명보험 부문에선 선방하고 있지만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다. 올해 초 2조2989억원 규모의 오레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해 자본 여력도 다소 떨어졌다. 자회사 출자총액은 1분기에만 29조원으로, 재무적 부담이 커졌다.
신한금융은 이런 약점을 외부적 기회요소를 살려 보완할 방침이다. 그룹&글로벌(GIB)·자산관리(WM)·글로벌·그룹투자운용(GMS)·퇴직연금사업부문과 부동산협의체 등으로 구축한 매트릭스로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할 체제를 갖췄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경영키워드가 '글로벌'인 만큼, 정부 주도의 신남방 정책도 기회요소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지역 선점을 토대로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수익을 꾸준히 올릴 전망이다.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금리가 계속 하락하는 불안정한 국내 경제 상황과 점차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 그리고 일본발 경제보복 등은 시장을 흔들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업계의 선전도 잠재적 대항마다. 신한금융 내부적으로도 인터넷은행의 부재를 장기적인 약점으로 볼 정도다.
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경기 회복세 둔화,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 등으로 여신성 자산의 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다"며 "다만, 신한금융은 부실자산 상각 여력이 충분해 자산건전성을 우수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