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 설립된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FIS, 우리신용정보 등 6개의 자회사와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 15개 손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1790억원으로, 경상 기준 최대 실적이다. 자회사 우리은행의 이자순이익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 자산건전성도 우수하다. 6월말 기준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3%로 시중은행 중 가장 낮다.
해외 수익처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6개국·452개에 달하는 해외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글로벌부문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7% 증가한 1230억원 기록했다.
단, 높은 은행 의존도는 약점이다. 금리 인하 여파로 상반기 우리은행 순이자마진은 1.52%에서 1.49%로 하락했다. '이자 장사'를 하기 어려워졌다.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요하다. 우리금융에서 은행 비중은 90%를 상회한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 순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5.9%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비은행 부문을 확장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올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타법인 출자 여력도 확보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우리은행의 자회사 추가 출자여력은 약 86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초 추가 약 6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존 은행체제 하에서는 자회사 출자한도에 자기자본의 20% 제약이 있어 비은행부문 확장이 어려웠다. 그러나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자회사 신설 및 인수로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또 자회사 간 연계영업은 수익 기반을 안정화 시켜준다.
지난 5월에는 우리은행과 MBK파트너스가 컨소시움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 80%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주주 변경 시 롯데카드 지분을 20% 보유하게 된다.
롯데카드의 우리금융 계열 편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약 우리카드와 롯데카드가 합쳐지면 카드사 자산규모는 22조 6358억원으로 늘어 신한·삼성카드에 이어 업계 3위에 올라선다.
물론 자본확충 부담은 위협 요인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2~3년 내 비이자·비은행·해외수익 비중을 각각 4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 비은행 부문 인수 관련 자금 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자본확충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카드 자회사 편입으로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이 발생할 거란 전망에 주가 하락도 우려해야 할 처지다. 기업대출 증가로 인한 건전성 저하도 위협 요인이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지난해보다 약 5조원 늘렸다.
최근에는 우리은행이 판매한 DLS·DLF의 손실로 위기를 맞았다. 은행 신용도와 사업 추진 계획이 흔들릴 수도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사태가 은행 신용도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