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경영. JB금융지주에 대한 최근 키워드이자 최대 강점이다. 얼마 전까진 인수·합병(M&A)을 통해 단기간 고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이제 내실경영에 집중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011년 이후 M&A로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프놈펜상업은행과 광주은행 등을 품었지만 자본적정성을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래도 비은행부문의 강한 경쟁력은 JB금융에 또 다른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침체된 지역경기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0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7.5% 증가한 규모다. 지주사 출범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고, 지방금융지주사 중에서도 최고 성적표다.
JB금융이 지난해 7월 광주은행을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 상반기 JB금융은 광주은행 잔여지분을 인수하며 37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자본적정성도 개선시켰다.
저금리 기조로 올 상반기 대부분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지만, 광주은행의 NIM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47%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까지 M&A 등을 통해 외적 성장에 집중하면서 약해진 자본력은 JB금융의 약점이다. 올 상반기 기준 JB금융의 총자산은 46조5000억원으로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몸집이 작다. JB금융 설립자인 김한 전 회장이 2011년 9월부터 M&A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이유다.
그러나 자본적정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올해 1분기 JB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2.87%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3%를 밑돌았다. 결국 올해 3월 취임한 김기홍 회장은 "단기간 고성장하면서 자본력이 약해진 탓에 당분간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래도 자본적정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희망적이다. 상반기 BIS 자기자본비율은 13.97%로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달성했고, 보통주자본비율은 9.62%로 전분기 대비 0.31%포인트 증가해 감독당국의 권고치(9.5%)를 넘겼다.
아울러 비은행 부문에서 타 지방금융지주 대비 탄탄한 순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은 JB금융에 기회요인이다. 특히 JB우리캐피탈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JB우리캐피탈의 순이익은 JB금융지주 순이익의 14.91%를 차지했다.
타 금융지주들의 비은행권 수익률에 비교하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 향후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에서 캐피탈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역경기 침체는 위협요인이다. 호남권 경기가 쉽게 회복되지 않아 대손비용 상승을 우려해야 할 처지다. 얼마 전 김기홍 회장은 호남 지역에서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김기홍 회장은 "연고지인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지방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져나가겠다"며 "또 내실 경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으로 만들어가는 게 중장기적 숙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