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표는 이날 "댓글 서비스 시작은 건강한 공론장을 마련한다는 목적이었으나 지금은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근 안타까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예 섹션 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모독 수준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 데 이르렀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검색어 또한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검색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와는 달리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댓글 및 관련 검색어 서비스는 페이지 뷰(PV) 증가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V는 광고단가 등으로 이어져 결국 카카오 수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비즈니스적 이익보다도 댓글을 통한 사회적 폐해가 더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여 대표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댓글 폐지는 분명 리스크지만 우리는 사람을 보기로 했다"며 "그만큼 폐해가 크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 연예 섹션에서 뉴스 댓글 서비스는 이달 중 폐지될 예정이다. 인물 정보 관련 연관 검색어는 올해 안에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삼던 카카오가 커뮤니케이션 폐해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모바일·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는 것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한 것이다. 또한 플랫폼 기업이라 할지라도 플랫폼 내부에서 벌어지는 폐해에 대해서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직접 보여줬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개척한 카카오는 이제 '커뮤니케이션의 건전한 방향'에 대한 숙제를 마주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