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는 42.1로 전월 대비 8.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4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도 52.2까지 떨어졌다. 서울지역도 지난해 12월 12·16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꾸준히 수치가 떨어지며 102.1에서 이달에는 66.6으로 하락했다.
서울의 4월 주택경기실사지수 전망치도 전월 대비 8.6포인트 하락한 59.6을 기록했다. 이 밖에 부산(42.8), 대구(44.7), 광주(55.1), 울산(54.5) 등 지방광역시도 40~50선에 그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4월 수주전망도 재개발이 전월보다 3.2포인트 하락한 76.1, 재건축 6.3포인트 하락한 74.6을 기록했다.
주택관련 대부분 지표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도심으로의 인구유턴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도심권은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가 꾸준하고 시장 침체에도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변수가 발생할 때마다 집값이 불안정해졌던 과거 학습효과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부동산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도심권 아파트는 비도심 아파트보다 가격 안정성이 높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대비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강남구(4.96%) △송파구(4.85%) △양천구(3.58%) △마포구(3.20%) △서초구(3.06%) △영등포구(2.67%) △동작구(2.65%)가 서울 평균 상승률인 2.48%를 웃돌았다. 반면 외곽에 속하는 도봉구와 중랑구는 각각 1.25%, 0.96% 오르는데 그쳤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대구시의 경우 같은 기간 도심지로 꼽히는 중구가 4.39%로 가장 많이 올랐고 외곽지역인 달성군은 오히려 1.44% 하락했다. 대전도 중구가 14.5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외곽에 자리한 대덕구는 2.31% 오르는데 그쳤다.
건설사 역시 수익성 높은 도심 정비사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에 나서는 모양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분양물량 총 36만774가구 중 정비사업단지는 약 45.18%(16만3008가구)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 물량이자 가장 높은 비중이다. 지난해 10만2182가구보다 약 59.53% 증가한 수치다.
건설경기 악화로 자금 및 자재조달이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다 확실한 사업장에 집중하는 것이다. 4월 자재수급·자금조달·인력수급 전망치가 각각 74.7, 59.7, 81.5로 여전히 기준선(100.0)을 하회하며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다.
특히 자금조달이 전월 대비 16.3포인트나 하락하며 6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거시경제 위험 증가,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 등으로 최근 금융기관들이 PF대출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각종 건설경기 체감지표들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더욱 길어질 것이란 우려 등으로 건설사도 수요가 많은 중심지역 정비사업 등 확실한 사업지 위주로 분양에 나서고 있어 지역 편차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