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이 끝나고 검찰이 그동안 잠시 미뤄두었던 경제사건을 수사한다고 연일 보도되고 있다. 검찰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수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이미 라임펀드 관련자가 구속됐고, 신라젠 전 대표와 임원은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됐다. 임상중단을 인지하고 공시 전에 주식을 처분한 혐의다.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신라젠 사건’은 의혹을 차치하고라도 이렇게 전 대표와 감사의 부도덕한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업의 신뢰도는 땅으로 떨어져 버렸다.
제약사의 임상중단 발표는 이보다 앞서 A사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는 올빼미 공시라고 해서 투자자들과 언론의 공격을 받았지만 당국의 철저한 조사로 일단락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날 신라젠은 항암백신 효과가 확인됐다고 주가가 상승하고 A사는 임상중단으로 하락했다.
바이오제약주는 오래 전이나 지금이나 임상 돌입이니 효과 확인이라는 보도만 나와도 주가가 출렁출렁 거린다. 코오롱생명과학도 과거 인보사의 미국 FDA 임상재개 소식에 주가가 상승했던 바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주가조작보다는 성분문제나 정부보조금 수령, 임상중단을 숨긴 채 상장하려 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신라젠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고 A사와도 차이가 있다. 신라젠은 같은 임상중단이라고 하더라고 대표와 임원이 사실을 먼저 인지하고 주식을 매각한 사건이라서 도덕적으로 더 문제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만에 하나 임상이 다시 재개된다 하더라도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명동 기업자금시장에서는 라임펀드 사태를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 명동에서 기업정보와 평판을 다루는 중앙인터빌 관계자는 “라임사태를 보는 명동시장 분위기는 80년대 초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사건 수준”이라며 “철저하게 수사하고 진상을 밝히고 자금의 종착지도 파악해야 신뢰가 회복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금감원 팀장이 체포되고 관련자가 속속 구속되고 있고, 해외 도주하고 있는 관련자가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에서 마카오 출입국 과정 등이 보도되고 있는걸 보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 판매행태를 보면 이해하기 힘들다”며 “자본금융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다른 기업의 자금조달이나 신용평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지난주 명동시장에 채권을 담보로 기업 인수자금 조달이 가능한지 문의가 들어왔으나 단칼에 거절당했다는 후문이다. 심지어는 그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상호조차도 물어보지 않았다고 한다.
자본금융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신뢰가 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