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서초구와 구로구에서 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한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까마귀 관련 민원이 하루에 10건에 달할 정도다. 서울 뿐만 아니라 부산 북구에서도 지난해부터 떼까마귀의 배설물로 인해 도로가 더러워지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심에서 사람을 공격하는 조류는 대부분 큰부리까마귀라고 지적한다. 이들의 도심 출현 비율은 20년 전 30%대에서 최근 70~80%까지 급증했다. 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번식기를 맞은 까마귀들이 예민해져 사람을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서울 도심 주변에 공원이나 숲이 조성된 것도 까마귀의 이상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격을 당한 사례를 보면 주로 행인의 머리를 노리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서초구의 한 가로수에는 '까마귀 주의' 안내문이 부착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까마귀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우산이나 모자로 몸을 보호하며 이동할 것을 권고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을 위해 까마귀 출몰 시 행동 요령을 알리고 있으며, 민원이 잦은 지역에는 '큰부리까마귀 주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기피제를 비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까마귀를 포획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충돌을 줄이는 장기적인 해결책으로는 먹이가 될 만한 나무를 심거나 서식 환경을 별도로 조성해 사람과의 생활 공간을 분리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