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나라보다 코로나19에 잘 대처한 우리나라는 프로야구에 이어 이제는 산업과 경제계가 전 세계를 향해 기지개를 펴야 할 때가 됐다.
모든 스포츠가 동일하지만 야구도 역시 각 포지션별로 유기적인 움직임이 있어야만 승리를 할 수 있는 스포츠다. 우리나라 경제도 마찬가지로 내수와 수출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대그룹을 내수는 수비, 수출은 공격이라는 시각에서 ‘한국경제’팀 라인업을 짜봤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상위 14개(금융 제외) 기업집단이 대상이다. [편집자주]
순서
①외야수
②내야수
③배터리
④타순
야구에서 외야 세 자리는 내야 포지션과 달리 서로 비슷해 보이는 부문이 있다. 하지만 각각 위치에 따라 강조되는 부문이 다소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은 외야수 실책은 바로 점수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내야수가 실책을 하면 뒤에 외야수가 백업을 할 수 있지만, 외야수 뒤에는 아무도 없다. 내야수보다 중요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외야 수비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외야수는 내야수보다 수비 부담이 덜한 만큼 공격력을 더 중요시 여기게 된다.
한국 경제는 수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부분 대그룹집단이 수출 비중을 높이며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지만 특히 해외시장 변화에 민감한 대그룹집단을 외야수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한국경제’ 야구팀 라인업에서 수비는 내수, 공격은 수출로 전제했다. 하지만 외야수는 이 전제를 벗어나 넓은 외야에서 타자(세계)와 경쟁하는 대기업집단을 꼽았다.
◆좌익수 - 한화
상대적으로 좌익수는 다른 수비수보다 공격력을 더 중요시한다. 다소 수비가 떨어져도 공격력이 강한 선수가 많다. 내야수 중에 1루수처럼 좌익수도 공격력 강화를 위해 수비부담을 줄여주는 자리다.
한화그룹(7위)은 오랜 시간 금융 계열사가 그룹 매출과 순이익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삼성그룹과 빅딜을 통해 제조업을 인수하면서 비금융 계열 비중이 금융 계열 비중을 앞서고 있다.
향후 한화그룹의 주력은 신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태양광발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의 태양광발전은 코로나19・국제유가 급락 등 세계 경제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경쟁에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사업이다.
◆중견수 – SK
외야수는 뒤에 수비자가 없기 때문에 외야수간에 서로 백업을 해줘야 한다. 중견수는 좌익수와 우익수 백업을 해야 하는 만큼 외야수 중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 빠른 발과 판단력, 강한 어깨가 필요하다. 또 강팀 조건 중 하나인 센터라인(포수-2루・유격수-중견수)의 한 축이다.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그룹 중 하나인 SK그룹(3위)도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통신・화학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도 최상위에 있다. 통신업을 제외하고 전 세계시장을 누비는 기업이다. 그룹 내 수출 비중도 절반가량 된다. 화학이나 반도체는 글로벌 경기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대처하는 빠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경영전략이 필수다.
SK그룹은 사실상 3개 지주회사 체제로 움직인다. 최태원 회장 형제(사촌)간에 계열분리 없이 ‘SK’라는 동일한 그룹하에 있다. 각각 별도로 경영을 하지만 SK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중견수가 다른 외야수와의 유기적이 도움을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SK는 중견수에 적합하다.
◆우익수 – 현대중공업
왼손잡이가 별로 없는 아마야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익수가 ‘꽃보직’이다. 대부분 당겨치기 때문에 타자가 친 공이 우익수로 올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대신 우익수 쪽으로 오는 공은 빗겨 맞은 경우가 많아 똑바로 오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야구에는 왼손타자도 많고, 타격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타자가 친 공을 잘 대처해야 한다.
또한 외야 세 곳 중 우익수는 주로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다. 1루에 있는 주자가 짧은 안타로 3루까지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9위)은 글로벌시장 점유율 20%를 자랑하는 조선업 공룡이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현재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국내 조선업도 여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빠르게 쫓아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과 함께 한국의 조선업을 지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 외에도 로봇・전기전자시스템・그린에너지・건설장비사업 등도 영위하고 있다. 이를 사업분야 경쟁사는 대부분 해외 기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