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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人터뷰]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K방역, 지역복지의 성과…지방정부에 권한 대폭 넘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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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人터뷰]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K방역, 지역복지의 성과…지방정부에 권한 대폭 넘겨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주진 선임기자
2020-05-25 22:21:50

지방정부, 선별진료소·역학조사 등 코로나 사태서 발빠른 대응

21대 국회, 지방분권 개헌 필수적…복지자치권도 보장해야

청년일자리 지원 등 '젊은 서대문' 주력…홍제역 주변 지하공간 조성사업 추진, 생활SOC 확대

[사진=소천상 아주일보 기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권한이 획기적으로 이양되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코로나19사태에 미국과 선진국들의 대응이 우리나라보다 미흡했던 점을 보면 왜 복지가 중요한지, 그중에서도 지방정부가 주민 건강과 안전을 챙기는 지역복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나 느끼셨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구청장은 ”중앙정부의 하향식 정책결정과 일방적 재정배분 방식으로는 다양화하는 복지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면서 “중앙정부가 기초정부에 복지자치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기초정부가 지역별 복지수요를 책임지기 어려운 가장 큰 요인이 국가복지사무에 대한 과도한 지방비 부담”이라며 “기초연금, 아동수당, 장애인연금과 같은 전국적, 보편적 소득보장성 복지급여는 전액 국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복지행정 ‘최일선’ 기초정부에 권한과 재정 확대해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지난 20일 구청 집무실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 세계의 찬사를 받는 K방역은 의료진들의 희생적인 노고와 중앙-지방정부의 발 빠른 대응,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서대문구를 비롯한 기초 지방정부는 코로나 방역 행정의 최일선에서 △선별진료소 운영 △역학조사 △자가격리전담관리 △해외입국자관리 등 실제 주민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 방역 현장 곁에서 함께 부딪치며 다양한 실험과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초 지방정부가 주민 생활 현장을 가장 잘 압니다. 각 시군구별로 진료소를 만드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천막 몇 개로 곧바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선별진료소를 소독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비닐가림막에서 손만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안을 진행했어요. 더 많은 수를 진단하기 위해 편리한 드라이브 스루로 바꾸고, 여기에 워킹 스루까지 도입했지요.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쳐보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대응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문 구청장은 “역학조사 권한 문제나 초기 마스크 수급 문제와 같은 크고 작은 시행착오들은 지방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만일 지방정부에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이 주어졌다면 그런 시행착오를 줄여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복지국가로 나아가려면 중앙-광역-기초정부 간 긴밀한 협의와 유기적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합리적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중앙과 광역정부가 대타협의 장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사진=소천상 아주일보 기자]


◇국민헌법발안권 보장…“21대 국회 ‘원포인트 지방분권 개헌’ 나서야”

문 구청장은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해선 개헌이 꼭 필요하다”며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여야는 ‘원 포인트 지방분권 개헌’이라도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87년 이후 한번도 고치지 못한 경성헌법이 아니라 프랑스처럼 필요할 때 언제든 고칠 수 있는 연성헌법이 되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문재인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국가를 이루겠다는 공약을 발표했어요. 지난 2018년 자치분권을 명시한 헌법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투표불성립으로 국회 표결이 무산됐습니다. 이후 정부가 자치분권종합계획과 재정분권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시행계획을 마련해 추진중이지만, 논의과정에 핵심주체인 기초지방정부가 빠져있어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특히 국민 스스로가 국민을 대표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선 마땅히 국민헌법발안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헌법은 국회나 대통령이 개헌안을 제안하고 국회가 의결해야만 개헌이 가능한 구조다. '국민을 위한 헌법'에 정작 '국민이 참여할 수 없는' 모순된 구조인 셈이다.

그는 올 1월 대한민국헌정회 지방분권전국회의, 헌법개정국민주권회의가 공동주최한 국민발안개헌연대에 참여하고 있다.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특별위원장 등을 맡은 것도 3선 구청장으로서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 더 적극 나서야 한다는 큰 책임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 구청장은 "자치분권이 왜 필요하고 무엇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알리고 주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각 지방정부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간판정책 ‘동복지허브화’, 중앙정책으로 추진돼…보편적 복지․포용가치 확산에 기여

민선 5기부터 내리 세번째 연임하고 있는 문 구청장은 ‘지방분권 전도사’, ‘복지구청장’으로 정평이 났다. 서대문구의 다양한 복지·일자리·생활SOC 정책실험은 중앙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국 226개 지방정부가 우수한 정책을 하나씩만 만들어도 대한민국 전체에 우수사업 226개가 생기는 겁니다. 자치분권이야말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집단지성을 구현하는 시스템 구축이지요. 이는 국가경쟁력 강화는 물론 주민 행복 실현을 위한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자치분권이 행정혁신을 일구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동 복지허브화’사업이다. 지난 2012년 서대문구가 처음으로 시작한 ‘동 복지허브화’는 혁신적인 복지모델로 중앙정부와 다른 지자제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내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과 보건복지부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으로 확대됐다.

문 구청장은 먼저 주민센터를 복지업무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청소나 주정차단속은 구청으로 이관하고 그 인력을 복지업무로 투입하는 등 인력과 업무 조정을 과감히 단행했다.

또 각 통장들을 ‘복지통장’으로 명명하고, 현장을 직접 다니면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들을 파악하도록 했다. 주민센터 복지공무원과 보건소 간호사 등을 1개조씩 묶어 하루에 적어도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등 2가구 이상씩 찾도록 했다.

단체·기관과 개별 복지 대상자를 직접 연결하는 복지전달체계, 이른 바 ‘서대문형 민관 상생협력 체계’를 개발했다. 현재 어려운 처지에 놓인 530가구가 매달 20~50만원씩 기관·단체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문 구청장은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는 신자유주의 시장주의적 접근으로는 결코 주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복지 중심의 구정과 미래세대까지 전세대를 아우르는 포용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소천상 아주일보 기자]


◇ 생활SOC확대…홍제역 일대 지하공간에 도서관 등 주민편의시설 건립

문 구청장은 지난 해 민선7기에 임하면서 ‘서대문! 미래를 품다’라는 비전을 내걸고 기후환경, 경제사업, 보건복지 등 5대 분야에 대한 서대문 지속가능발전기본계획을 수립, 실천과제를 이행해나가고 있다.

특히 서대문구가 ‘에너지자립 혁신지구’로 선정돼 2023년까지 4년간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 생활밀착형 SOC를 확대하기 위해 천연동국민체육센터, 가재울디지털미디어도서관, 공공산후조리원과 모자건강센터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VR체험실·3D메이킹실·코딩·드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평생학습관과 융복합인재교육센터가 다음 달 말에 개관한다.

문 구청장은 임기 내 꼭 마무리 짓고 싶은 사업으로 홍제역 일대 지하공간을 조성하는 홍제권역 활성화프로젝트를 꼽았다.

홍제역 주변은 서울 시내에서도 손꼽히는 상시적 교통체증 지역에 주민편의시설도 부족한 열악한 환경으로 개발·정비가 필요하다.

홍제권역 활성화프로젝트는 홍제역에서 홍은사거리까지 230M길이의 지하보행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인근 정비사업구역 지하를 통합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지하공간에 광장, 도서관, 주민편의시설 등이 조성된다.

문 구청장은 "현재 기본 설계 용역이 진행중인데, 이 사업에 총 495억원이 투입된다.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둔 구비로 사업비를 마련했다"며 "지방정부에 예산을 주면 허투루 쓴다는 오해는 하지 말아달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소천상 아주일보 기자]

◇젊은 서대문, 청년 스타트업 메카로 업그레이드

문 구청장이 ‘젊고 역동적인 서대문’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 정책은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복지 지원이다. 창업의 꿈을 가진 청년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장소를 제공해 서대문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문 구청장은 그 배경으로 “서대문구는 연세대, 이화여대 등 대학이 9개나 밀집해 있고, 최근에는 가좌 뉴타운 조성으로 젊은 층 가구가 대거 유입되고 있어 이들이 중요한 자산이자 지역경제 핵심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구청장은 민선5기 때부터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을 위한 지원 정책을 적극 추진하며 잇단 성과를 내 왔다.

청년 창업을 위해서는 신촌박스퀘어(52개 점포), 청년키움식당, 창업지원센터, 창업꿈터 1·2호점, 가좌 청년상가를 운영하고 일자리박람회, 기업상생인턴제, 일자리카페 등을 통해 일자리도 지원해왔다.

신촌박스퀘어는 여러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는 등 도심노점정책의 새로운 모델로 각광받으면서 지방정부정책대상 매니페스토경진대회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대문구는 지난 해부터 로컬 콘텐츠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사회적경제특구-가좌 컬처밸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사회적기업과 골목상점, 동네예술가, 지역청년인문화기획자들이 음식점이나 카페 공간을 이용해 미디어아트 전시, 영화 상영, 워크숍, 컵푸드 판매 등 콘텐츠를 운영해 문화중심형 상업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난 해 10월 ‘가좌아트위크-잠시 쉬어가좌’를 먹거리 가게가 밀집해 있는 남가좌2동 골목에서 진행했는데, 단 이틀간 진행된 가좌아트위크에 주민 3000여명이 다녀갔고, 상점 매출은 평균 11%가 올랐다. 문화소비욕구가 강한 뉴타운 주민들에게 문화 항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상권은 새로운 '로컬 비즈니스모델'로 수익을 창출하는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이를 계기로 올해는 로컬크리에이터와 로컬벤처를 적극 발굴, 집중 육성해 서대문지역 자원으로부터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25명의 청년들이 로컬벤처 양성과정에 참여중이다.

문 구청장은 청년 주거복지를 위해서도 꿈꾸는 다락방 1·2호, 대학생연합기숙사, 청년주택 이와일가, 쉐어하우스 청년누리, 청년미래공동체주택, 역세권 청년주택 등을 조성했다.

문 구청장은 “창업꿈터 2호점 등은 주거가 가능한 독립형 사무공간과 수준별 역량 강화 프로그램, 기업 성장지원프로그램 등 창업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초기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면서 “청년들의 사회진출과 자립을 위해 주거, 취업·창업, 문화예술 활동, 공간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진=서대문구청 제공]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1955년 전남 장흥 출생 △대광고·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세무회계사무소 대표 △제4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제4대 서울특별시의회 재무경제위원회 위원장 △유엔환경계획 UNEP 한국위원회 감사 △서울시도시개발공사 이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예산감시위원회 위원 △서울특별시 시정개발연구원 감사 △대한민국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자문위원회 위원 △제39대~41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구청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특별위원회 위원장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회장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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