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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무려 3053조원"…역대 최대로 풀린 돈, 부동산·주식에 쏠린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20-07-26 17:51:13

5월 통화량, 전달 신기록 또 경신 3053조9000억원

투자 아닌 주택담보대출·주식예탁금에 몰리는 돈

통화정책 완화 불가피…한은 "생산적투자처 필요"

자료사진.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픽사베이 제공]

넘쳐나는 유동성(돈)이 또 다시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3000조원대가 시중에 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053조9천억원으로, 사상 처음 3000조원을 넘어선 4월(3018조6천억원) 이후 계속 불어나고 있다.

장기화 국면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무게를 더한 초저금리 기조도 지속되면서 기대를 모은 투자와 소비진작 보다는 부동산과 주식에 돈이 몰리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MMF(머니마켓펀드)·2년 미만 정기예적금·수익증권·CD(양도성예금증서)·RP(환매조건부채권)·2년 미만 금융채·2년 미만 금전신탁 등도 포함한다.

198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 규모를 보인 5월 유동성은 상당 부분 부동산과 밀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급증한 게 대표적인데, 올해 1분기 주담대는 858조1196억원으로 최대 기록을 세웠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 역시 1521조6969억원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은행권의 주담대는 올 1~6월 빠르게 늘어났다. 이 기간 32조2000억원이 급증했고 전체 가계 대출의 79%가 주담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지난해 전체 증가액인 45조7000억원의 70%를 넘어선 것에 해당해 연말 기록경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부동산 규제 정책도 무색할 만큼 주담대로 대표되는 부동산 자금의 쏠림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은행권 월별 신규 주담대 중 대다수가 생활자금이 아닌 주택구입 자금 용도인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은 유동성 쏠림은 증시 주변에도 확연히 나타난다. 한은의 6월 기준 관련 통계를 보면, 우선 투자자예탁금의 경우 46조1819억원으로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같은 시점의 신용융자 잔고, 다시 말해 주식 투자를 위한 빚은 12조6604억원을 찍었고 이달 10일에는 1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주식투자 자금으로 쓰일 수 있는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 판매액은 5월 기준 78조5266억원, 파생상품거래 예수금은 4월 기준 11조9835억원으로 각각 역대급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한국 경제가 여태껏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풍부한 유동성 세계가 펼쳐졌지만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투기 과열에 대한 우려 역시 끊이질 않는다. 통화정책을 놓고 고심중인 한은도 시장상황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완화 기조는 바뀌지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코로나19에 대응한 정책 방향은 완화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금의 상황에서 정부는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리지 않고 보다 생산적 부분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생산적 투자처'를 만들어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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