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산업 부진과 인수・합병(M&A) 문제로 갈팡질팡하는 항공기업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26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은 산은의 제안에 고민스러운 모습니다.
그러나 HDC현산의 고민은 사실상 하루 만에 벗어나는 양상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을 통한 금호고속의 부당거래 내용을 발표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납품계약을 이용해 금호고속에 무이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합작법인 모회사가 인수하도록 해 16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내용이다. 관련 법인과 박삼구 전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것과 동시에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반발과는 별개로 공정위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M&A를 모르지 않는 상황에서도 발표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다는 방증이다. HDC현산으로서는 산은의 제안을 피해 M&A 딜을 거절할 충분한 도덕적인 명분이 생겼다.
이스타항공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과 협상이 결렬된 후 사모펀드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공식발표하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대주주였던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산이 공개되면서 노조를 비롯한 종업원들은 기업 회생을 위해서 주식을 포기한 것 외에는 사재출연이 없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여당이 이상직 의원을 보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이스타항공 M&A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한 이유 중 하나다.
대한항공 문제도 논란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에 대해서 서울시가 공원부지로 지정하려는 것은 일방적인 행정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구책 일환으로 주간사를 선정하고 매각하려는 상황에서 지나친 처사라고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관계자들도 “서울시가 무리하는 것이다. 기업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오너가의 갑질도 부정적 이미지가 쌓이던 대한항공은 결국 정치권의 무리한 욕심(?)으로 기업의 반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재확산되면서 한국 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전망을 -1.3%로 내놓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수도권 입원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자 삼성, LG, SK그룹 등이 앞다퉈 자사 연수원을 생활치료시설로 제공하고 나섰다.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기업이 사회에 보여줘야 할 모습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사회공헌, 가치경영이 어떻게 실천돼야 하는지 기업들이 솔선수범해 보여줌으로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ESG 경영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기업 승계와 관련된 이슈로 인해 여러 건의 소송 및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중 몇 건은 몇 년째 수사만 진행되고 있다. 결국 검찰과 정부가 만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수사를 중단하고 기소도 하지 말라는 권고를 했다. 그것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지만 검찰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한 상황이다.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ESG 경영 실천이 중요한 이유다. 정부나 법이 기업들의 합리적인 활동을 막고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