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3월 4~5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대표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이 담당하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주관사단은 SK바이오사이언스 기업가치 산정 지표로 ‘EV/Capacity(생산능력 대비 기업가치)'를 적용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사업은 생산 능력이 가장 중요한 척도로 꼽히는 탓이다.
피어그룹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우시오바이오로직스 등 CMO 기업 3곳을 선정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바이오의약품 CMO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론자 EV/Capacity는 각각 1.45배, 1.28배이며 우시오바이오로직스는 5.21배다. 우시오바이오로직스 가치가 유독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고객사에 있다. 전 세계 상위 20개사 중 16개사를 포함해 300개사 이상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시장 내에서만 상위 50개사 중 28개사 위탁개발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우시오바이오로직스가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 적용된 EV/Capacity도 상승(2.64배)했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CMO 사업을 진행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노바백스와 각각 CMO, CDMO(위탁개발생산) 등 계약을 체결했지만 규모와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과도한 멀티플이 적용된 셈이다.
주관사단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할인율을 최대 40.44%로 적용해 공모가 희망밴드를 낮췄다. 평균 20~30% 할인율을 고려하면 상당폭 가격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론자 등과 비교해 가격 거품 논란에서 벗어나긴 어렵다. 특히 코로나19로 백신 생산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CMO 산업이 공급 우위 시장으로 형성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몸값이 높아졌다”며 “생산능력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업력 등을 고려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에 다소 과도한 밸류가 적용됐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