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SK그룹 지주사인 SK㈜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력계열사들이 RE100(Renewable Energy 100) 참여를 선언했다. 국내 그룹 중에서는 SK그룹이 RE100을 선도하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오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풍력, 태양광 등)를 통해 생산한 전력으로 조달한다는 뜻이다. 산업계 화두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전략이다.
SK그룹 뿐만 아니라 LG화학, 한화큐셀 등 여타 그룹 내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LG화학은 ‘2050 탄소중립 성장’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추진 중이다. 한국전력으로부터 120GWh 규모 ‘녹색 프리미엄’ 전력을 낙찰 받으면서 목표에 한걸음 다가섰다.
120GWh는 1년 동안 2만80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조달한 전력을 통해 LG화학 여수 특수수지 공장과 오산 테크센터가 RE100으로 전환하게 된다. 청주 양극재 공장도 전력 사용량의 30%를 녹색 프리미엄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한화큐셀은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 최초로 RE100을 선언했다. 중장기적으로 전력 사용량, 배출권 가격 및 재생에너지 단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3자 PPA 등 타 RE100 이행 수단을 병행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장은 해당 국가의 RE100 제도 여건 등을 면밀히 검토 후 이행하며 RE100 이행률은 대외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RE100과 ESG는 ‘환경’ 부문에서 긴밀히 연결돼있다. 시장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환경 친화적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모습이다. ESG경영이 기업 자금조달과 공급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RE100은 ESG의 핵심 중 하나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재생에너지의 ‘경제성 향상’이 기업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게 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정KPMG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크게 하락했다. 기존 정산단가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대기오염·온실가스 대책비용, 사고위험 대응비용, 사회갈등 비용 등 외부비용까지 반영한 균등화발전비용(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LCOE) 기준 2019년 풍력·태양광 최저 발전 비용이 원자력·석탄·가스복합의 최저 발전 비용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친환경 경영’은 단순 상징성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부각되고 있다. 배터리 저장 기술 향상도 이러한 흐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는 원재료 단가가 제로(0)에 가까운 반면, 원자력·화력 대비 생산 효율성이 낮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등이 필수로 지목돼 왔다. 국내 기업들의 RE100 참여는 ‘친환경 기업’이라는 단순 상징성을 넘어 경제적 측면 실질적으로 각종 비용절감 효과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