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 부회장의 LG유플러스 이사 선임 안건에 제동이 걸렸다. 의결권자문사가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표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안건 부결 가능성은 작지만, 최근 이어진 ESG 강화 기조에 따라 권 부회장과 LG유플러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의결권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지난 12일 LG유플러스의 주주총회 안건 중 하나인 ‘기타비상무이사 권영수 선임의 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기타비상무이사직은 회사에 상근하지 않는 등기이사로, 사내이사와 법적 권리·의무를 똑같이 적용받는다.
권영수 ㈜LG 부회장은 지난 2018년 LG유플러스 기타비상무이사가 된 뒤 이사회 의장으로서 유플러스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권 부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되면 2024년 주총 때까지 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CGCG 측은 “권영수 후보자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당시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의 위반으로 인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여러 차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권영수 후보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를 앞두고 방통위 간부를 만나 국정감사에서 지적당하였을 뿐 아니라, 조사거부로 인해 회사의 가중처벌이 논의되는 등 과징금을 포함해 회사에 유·무형의 손해를 끼쳤다고 할 수 있다”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8년 7월까지 LG유플러스 대표이사를 맡았고, 권 부회장 재직 당시 LG유플러스는 지원금 관련 위반행위 등으로 총 195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물었다.
CGCG는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권영수 부회장의 ㈜LG 사내이사 선임 건과 LG화학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건에 대해 반대했다.
㈜LG의 대표이사인 권 부회장은 현재 LG전자·디스플레이·화학·유플러스의 기타비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다.
LG그룹 연봉 2위이자 구광모 회장의 ‘키맨(Key Man)’으로 꼽히는 권 부회장이지만, 과거의 잘못으로 인한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CGCG 측의 반대로 황현식 대표-권영수 의장 체제에 대한 LG유플러스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선임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작지만, 지난해와 달리 ESG경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유플러스와 권 부회장 측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결권자문사는 기업·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의결권자문사의 지적을 받는다는 것은 ESG경영이 미흡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