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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지주, 인터넷은행 '눈독'…시너지 놓고 '기대반 우려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21-04-12 14:50:02

4대 금융, 100% 자회사 설립 구상안…은행聯 검토

당국 심사는 첩첩산중…"연내 토스뱅크 인가부터"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제공]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의 반응이 엇갈려 이목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로 대표되는 인터넷은행업계에 전통의 시중은행을 보유한 금융그룹들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봤자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그룹별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실행의 돌파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혼재된 양상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최근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인터넷은행 설립 관련 수요 조사를 벌인 결과, 유보적 반응의 농협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그룹이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이는 빅테크(대형 정보통신업체)와 핀테크(금융기술)의 공습 속에 이미 일상화된 비대면 금융시장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당국의 허가만 떨어진다면 인터넷은행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 금융그룹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이들이 구상하는 설립 방식은 지주사가 100% 지분을 가지는 자회사 형태로, 핵심 자회사인 기존 은행들과도 디지털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그룹들은 이미 시장에 진출해 선전하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선보이며 언택트 시대 수요층을 늘려가는 케이뱅크, 가입자만 1400만명이 넘는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경쟁력 등이 높은 순익을 견인하면서 전통 은행들을 위협할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오는 7월 출범이 예상되는 토스뱅크(가칭)까지 가세하면 인터넷은행 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점에서 금융그룹들은 인터넷은행으로의 고객 이탈을 마냥 넋놓고 바라만 볼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설립 의사를 묻는 연합회 측에 답변만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세가 된지 오래인 인터넷은행을 포기할 이유가 없을뿐더러 현재 구축된 디지털 전문 부서 인력을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으로 양분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회의적 반응도 적지 않다. 당장 금융당국의 심사와 인가까지 수 년이 걸리고, 이 기간 동안 '삼국 시대'를 연 인터넷은행들은 더 견고히 이용자층을 다졌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매머드급 규모의 금융그룹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얼만큼 기동성을 발휘할지 의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바일 앱만 봐도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사용자 인터페이스 차이를 볼 수 있다"며 "하루가 멀게 디지털 금융 환경이 바뀌고 있는데 공룡 금융그룹들이 그에 맞는 전략을 구사할 지 의문이고, 결국 카뱅 등과는 큰 격차로 후발주자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는 내부 논의 이후 조만간 당국에 업계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오는 7월 예정된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에 맞춰 은행연합회가 인터넷은행 설립을 둘러싼 수요 조사 결과를 보고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토스뱅크 인가 작업이 올해 내 마무리될 지 주목하는 한편, 금융그룹들의 인터넷은행 설립 움직임에 대해서는 "아직 보고된 것이 없어 언급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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