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에 적극 참여한 동학개미 증가세로 브로커리지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고,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수수료 수익이 개선된 것이 주효하다. 2분기부터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참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 다각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개 증권사 순이익 전년대비 858.5%↑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컨센서스)가 있는 6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메리츠증권, 키움증권)의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4199억원으로 전년도 1481억원과 비교 시 858.5% 높아졌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사 57곳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계액은 5조9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코스피 지수가 32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증시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 기간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33조3500억원으로 전분기(27조6000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1조1003억원)과 한국금융지주(1조2329억원) 두 곳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에 투자은행(IB) 부분의 수익이 부진했지만, 올해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다수의 기업공개(IPO) 주간 업무를 담당해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동학개미 최대 수혜업체인 키움증권의 실적 개선세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만큼, 거래대금 추가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2분기부터는 지금까지 실적을 끌어올렸던 브로커리지 분야가 다소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26조4778억원에서 2월 19조954억원, 3월 15조1336억원으로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학개미의 주식시장 참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파르게 상승하던 과거와는 달리 다소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올해 초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운용 손익이 축소될 수 있어 이번 분기보다 실적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금리 급등으로 채권투자 평가손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초 1.713%에서 1분기 말 2.057%로 34.4bp(1bp=0.01%) 올랐다.
때문에 2분기부터는 수익 구조를 다각화한 증권사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로커리지 수입 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투자은행(IB)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그간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IB 등으로 다변화된 수익 구조 마련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가 적은 증권사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