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중요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9년 창업기업 수는 128만 5259개로,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같은 해 4조 2777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도 이른바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을 내세워 스타트업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동안에도 상생 차원에서 중소기업 등 소규모 집단을 지원해온 주요 기업들도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쿠팡, 마켓컬리 등 신생 스타트업이 업계 주류로 올라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업계 판을 흔들 수 있다는 학습 효과를 준 것이다.
아이디어가 미래 성장 동력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내 벤처팀에 대한 지원도 활성화하는 추세다. 장기 투자로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와 멘토링을 제공하면서 요즘 경영 화두 중 하나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는 데다 상황에 따라 좋은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강점이다.
CJ제일제당도 그룹 차원에서 그동안 진행해온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본격화·전문화하기로 했다. 프론티어 랩스(FRONTIER LABS)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기업당 5000만원에서 1억 원을 투자하고 3개월간 멘토링한 뒤 추가 투자하는 방식이다.
모집 영역은 △테이스트&웰니스(영양&건강, 대체단백, 정통식품) △뉴노멀(개인맞춤형 기술, 푸드테크, 스마트쿠킹) △지속가능성(스마트팜, 푸드 업사이클링) 3개 분야다. 향후 지속 가능한 식문화와 관련해 CJ제일제당이 추구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 CJ제일제당은 이 프로그램에 1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 3월부터 CJ제일제당은 스타트업 발굴·지원에 시동을 걸었다. 식품전략기획실 산하에 뉴 프론티어(New Frontier)팀을 신설해 국내외 해외 펀드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게 핵심이다.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사내 벤처팀인 만큼 프론티어 랩스로 선발된 스타트업과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조직 특성상 의사결정 과정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일반 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발빠른 의사결정과 아이디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며 "(프론티어 랩스는)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데 목적이 있지만 건기식 솔루션과 대체육 등 CJ제일제당이 구상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어울린다면 실제 상품으로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