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영국 증강 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 HUD) 업체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R HUD를 시작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에 오락 기능을 가미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할지 주목된다.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2020년 AR HUD 시장 규모는 2020년 8억5160만 달러(약 1조 136억원)로, 오는 2025년까지 15% 수준의 연평균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비게이션, 차선 이탈 경고 등과 함께 주요 AR 기반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AR HUD는 실시간으로 차량 주행 정보를 전방 도로와 매칭해 전면 유리창에 투영해주는 안전 장치다. 현재는 항공 분야에 집중돼 있지만 자동차 시장의 급성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0월 디지털 홀로그램 기반 AR HUD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엔비직스에 25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홀로그램 기술은 기존 기하광학 방식과 달리 별도 장치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도 넓은 시야각을 제공해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입하는 업체가 많지 않은 신기술 중 하나다.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만 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현대모비스는 국내 기술 인력과 함께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오는 2025년까지 자율 주행에 최적화한 AR HUD를 공동 개발한다는 입장이다. 선제적인 AR HUD 기술력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강자로 부상하는 데 AR HUD 기술 개발이 속도를 더할지 주목된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자체 기술력으로 디지털클러스터, 차량 주변 모니터링시스템(SVM), AVNT(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텔레메틱스), HUD 등의 인포테인먼트 핵심 부품 양산에 성공했다.
미국 벨로다인과의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전동화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온 데 이어 인포테인먼트 부문에서도 차세대 먹거리를 적극 발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미 보유한 핵심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율 주행과 커넥티비티 기능을 연계한 고부가가치 장치가 더해진 시너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아시아와 북미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약 300억 달러의 매출을 내는 등 위치를 선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럽 진출 계획인 '모비스 모빌리티 무브(Mobis Mobility Move)'도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86분기 연속 흑자를 내는 등 좋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며 "유럽 등 신규 고객 확보로 전동화 관련 실적이 늘어나면 3분기에도 꽤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