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대표적인 ISO 인증은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국제표준규격인 ISO37001이다. 2017년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불법 리베이트 근절 방안으로 이를 제시하면서 많은 제약사들이 인증을 받았다.
ISO37001은 조직에서 반부패 경영시스템을 수립, 실행, 유지, 개선을 위한 요구사항을 담고 있다. 매년 사후 관리심사를 진행하며, 3년 주기로 갱신 심사를 한다. 약 60곳 가까운 제약사가 ISO37001 인증을 받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제약회사 임직원 설문 등을 통해 ISO37001 도입 효과를 분석한 결과, ISO37001 도입 기업 평균이 5점 만점에 4.34점으로, 도입 중인 기업(4.29점)이나 도입하지 않은 기업(3.89점)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웅제약은 ISO27001과 국제표준 개인정보보호 인증인 ISO27701도 동시에 획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 ISO45001도 제약업계 관심이 뜨겁다. ISO45001은 체계적 안전보건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그에 따라 운영하는 회사에 인증을 부여한다. 부광약품, GC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제이브이엠,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인증을 획득했다.
최근 업계가 주목하는 ISO37301은 ISO37001보다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공식 표준이다. 기업의 준법경영인 컴플라이언스경영시스템으로 지난해 4월 공식 표준으로 지정됐다.
법률, 규정, 규범, 윤리강령 등 전략적 의무를 준수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해당 기업의 경영시스템이 국제 표준화된 준법 경영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하는 척도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다.
ISO37001을 인증 받은 HK이노엔은 이번에 ISO37301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중 인증 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HK이노엔 곽달원 대표이사는 “ISO 37301에 기반한 준법경영은 회사뿐 아니라 제약바이오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공정거래 자율준수 의지를 다지고 CP 책임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ISO 인증이 기업의 윤리∙안전보건∙정보보호∙준법경영 등을 완성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의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기에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견해다.
한편으론 ESG 워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홍보와 마케팅만으로 ESG 친화적 기업이라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ISO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ESG 평가시장은 아직 걸음마단계이기에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ISO 인증을 받는 게 중요하며, 기업도 보여주기식 ESG가 아닌 체계적이며 합리적 방식으로 ESG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