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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신사업에 유리" ESG 시대 친환경 경영에 기업 개명 열풍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문은주 기자
2022-03-11 18:54:28
사명을 바꾸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면서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사업을 넘어 환경 친화적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전형적인 제조업인 중공업 분야의 개명 열풍이 눈에 띈다. 두산중공업은 ‘Energy’(에너지)와 ‘Sustainability’(지속가능성)를 결합한 조합어인 에너빌리티(Enerbility)를 사명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난 2001년 한국중공업에서 두산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꾼 지 21년만에 '두산에너빌리티'로 다시 태어나는 셈이다.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부합하고 회사의 미래 지향점을 제시하기 위해 사명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명이 미래 방향성을 담아내기에 충분하지 않은 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간 발전용 터빈을 전문으로 해왔던 두산중공업은 현재 가스 터빈, 수소, 해상 풍력, 소형모듈원전(SMR)을 성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3D 프린팅과 디지털, 폐자원 에너지화 등 신사업도 적극 발굴하면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도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HD현대’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의결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명을 변경하고 기술 중심 그룹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그동안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2020년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설립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선박 완전 자율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3월 한국투자공사(KIC)와 1조 원 규모의 공동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선도적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사명 변경은 제조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자 지주회사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현대중공업지주는 향후 미래사업 분야의 신성장 동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새로운 사명은 회사의 미래 지향점을 담고 있다”며,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도 개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지난해 8월 친환경 의지를 강조하면서 사명을 기존 SK종합화학에서 ‘SK지오센트릭’으로 바꿨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임팩트’로 사명을 교체했다.

기아는 지난해 1월 기존 사명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를 떼로 기아라는 이름으로 새출발을 했다. SK건설도 작년 5월에 ‘SK에코플랜트’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바꿨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ESG 경영이 화두에 오른 것을 계기로 환경 친화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는 작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사명을 바꾸는 사례가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공업이나 화학 등 기존 주력 사업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편견을 줄 수 있는 데다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데도 한계를 주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명 변경 작업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라면서 "새 이름을 알리는 게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탄소 중립 시대에 맞춰 친환경 사업으로 업 자체를 확장해나가기 위해서는 (사명 변경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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