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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제2금융권 "개인신용평가 잡아라"…CSS 고도화 사활 거는 저축은행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아현 기자
2022-04-20 23:59:00

정교한 대출 심사 위해 고도화된 CSS 장착

저축은행 업계 앞다퉈 CSS로 숨은 고객 찾기

부실대출 리스크 강화 등…CSS 고도화 중요성 '부각'

[연합뉴스]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카드사, 핀테크 업체들은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으로 중·저신용자와 신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의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대출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저축은행 업계도 ‘CSS 고도화’는 올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의 대출 승인율을 높이고,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CSS 고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은 고객의 신상, 직장, 자산, 신용, 금융기관 거래정보 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출 여부를 결정하도록 의사결정을 돕는 시스템이다. 과거 늘어나는 가계 대출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자동화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자, 이를 충족하기 위한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이 도입됐다. 이후 은행, 카드사, 제2금융권 등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 저축은행중앙회, 중∙저신용자 특화된 평가모형 마련
 
저축은행 업계가 CSS 고도화로 중∙저신용자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도 중∙저신용자에 특화된 CSS를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이를 보완해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3월 표준 CSS 3.0 시스템을 마련했다. 표준 CSS 3.0은 기존 표준 CSS 2.0을 고도화한 것으로 NICE신용평가와 협력해 구축한 시스템이다. 디지털 심사 트렌드를 반영해 부동산 시세나 구매 정보, 소액결제 정보 등 비금융 정보를 통합해 신용점수를 산출하기 때문에 중∙저신용자에게 특화된 평가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표준 CSS 3.0은 46개의 저축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시스템 도입으로 저축은행의 심사역량이 강화되고, 정밀한 차주 평가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더불어 중∙저신용자의 중금리대출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 저축은행 ‘CSS 고도화’··· 중∙저신용 대출 활로 찾는다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자체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CSS 고도화에 집중했다. 다양한 금융 정보를 바탕으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이를 통해 연체율은 낮추고, 대출이 가능한 잠재 고객군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저축은행업계가 CSS 고도화에 나서는 이유는 신용점수에 기반한 일률적인 대출 심사보다 세밀한 검증으로 보다 많은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확한 고객 분석으로 부실대출을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연체율을 낮추고 건전성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SBI저축은행은 2016년 핀테크 TF를 꾸려 CSS 고도화 작업을 수년째 진행 중이다. 자체 CSS 시스템에 축적된 방대한 고객 신용평가 정보를 SBI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이다’에 활용했다. 2017년부터는 사이다뿐만 아니라 모든 신용대출 상품에 머신러닝 기반 CSS를 도입했다. 현재 SBI저축은행은 소비패턴, 통신사 이용 정보, SNS 활용 빈도 등 비금융 정보를 CSS에 활용해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머신러닝 기반 CSS는 고객의 과거 금융거래 이력과 직업, 연봉, 자산규모 등 더 많은 정보를 분석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유용한 시스템이다. 기존 시스템에서 탈락했던 고객이 대출을 받을 수 있어 고객 저변이 넓어지고, 연체율과 부실률을 줄일 수 있다.
 
OK저축은행도 2018년 머신러닝 기반 CSS를 모든 신규 대출상품 심사에 적용했다. 이와 함께 기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고객관계관리(CRM)도 인공지능(AI) 기반 모형으로 운영하는 등 디지털전환(DT) 시대에 발맞춘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OK저축은행은 축적된 고객 금융거래정보를 바탕으로 기존 고객의 한도, 금리 민감도 및 이탈 가능성 등을 측정하고 고객 유형에 따라 추가 한도를 다시 산정해 금리가 인하되도록 설계했다.
 
웰컴저축은행은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기술 등을 기반으로 통신·부동산·보험 등 비금융정보를 추가해 CSS를 정교화했다. 그리고 향상된 CSS를 ‘웰뱅 중금리대출’ 상품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부실대출 위험을 줄이고 고객 혜택은 늘렸다.
 
웰컴저축은행 자체 CSS는 회사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자체 CSS를 적용해 신파일러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한 저신용자에게도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실제 신용점수가 500점대인 저신용자도 웰컴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었다.  
 
최근 자산규모가 빠르게 증가한 페퍼저축은행은 비대면 대출 절차와 체계적인 CSS를 도입했다. 이에 힘입어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페퍼저축은행의 CSS는 1금융권 시스템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은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다. 그는 1금융권 출신의 인력과 CSS를 도입해 자산성장을 추구했다. 결과적으로 페퍼저축은행은 고객 대출 금리 산정 외 상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득이 명확하지 않은 중∙저신용자도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CSS 고도화가 중요하다”며 “중금리대출에 있어서도 주 타깃이 중∙저신용자다 보니 CSS 기반 평가를 통해 부실률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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