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직원 500억 횡령에 금감원 '급파'…오후 중 현장 투입

 국내 메이저 금융사로 분류되는 우리은행에서 5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자 금융감독 당국이 급히 현장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사건 소식을 접한 금융감독원은 28일 오전 긴급 내부 회의를 열고 오후 중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우리금융그룹 본사(우리은행 본점) 수시 검사에 나설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최근 실시한 우리은행 내부 감사 결과 본점 소속 A차장은 2012~2018년 6년 간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은행 측 감사 부서는 A차장 단독 소행으로 보고 사실 경위를 추가 조사 중인데 당사자는 최근까지 은행에 근무하면서 1억원 넘는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A차장은 관할 수사기관 남대문경찰서에 자수해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그간 은행 측 내부 감사와 금융당국 정기 검사에서 적발되지 않았던 정황 등에 주력해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은 특히 A차장 개인 소행인지, 복수의 임직원이 연루된 사건이지 등을 두루 조사할 방침이다. 부실한 내부통제가 문제가 된다면 A차장이 속한 부서장은 물론 소속 부문(그룹)장과 그 윗선까지 관리·감독 부실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A차장은 우리은행 본점 기업구조 조정 담당 업무를 맡아 온 것으로 파악됐다. 상위 부문은 여신지원그룹으로 현재는 성윤제 여신지원그룹장 집행부행장보가 총괄하고 있다. A차장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우리금융은 물론 국내 메이저 금융사 통틀어 최초의 대규모 횡령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500억원 횡령이 금융사 전체로 보자면 큰 액수는 아니지만 개인으로 봤을 때는 꽤 큰 규모에 해당한다"며 "개인이 경찰에 자수한 것이 연결된 윗선을 지키려는 이른바 '꼬리자르기'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측은 "현재 해당 건에 관해 사건 경위와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니 공식 해명은 추후에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내부 감사 내용과 금감원 현장 검사를 토대로 제재 내용을 결정할 것"이라며 "오늘 오후에 담당 직원들이 우리은행 쪽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