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 450조원, SK 247조원, LG 106조원, 현대차그룹 63조원, 한화 37조원...
주요 그룹의 통 큰 투자 보따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새 정부 출범 계기로 첨단 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릴레이 투자에 동참한 기업은 이번 주만 벌써 7곳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핵심 산업과 신성장 IT 산업에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는 오는 2025년까지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사업 등에 63조원을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한화그룹도 동참했다. 향후 5년간 에너지, 탄소 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 분야에 37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두산그룹이 앞으로 5년간 집중할 투자 규모는 5조원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적극 투자하려는 모양새다.
LG그룹은 향후 5년간 106조원을 투자해 배터리·바이오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그룹도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을 핵심 성장 동략으로 강화하기 위해 247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친환경선박·탄소중립·수소복합에너지 분야에 향후 5년간 21조원을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투자 계획의 공통점 중 하나는 미래 먹거리에 본격 투자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총수 지휘 아래 중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그룹별로 보유해온 기술력을 고도화하면서 각 분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청년 직접 고용,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고도화 정책에 예산을 배분한 것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향후 5년간 삼성전자가 8만명, LG 5만명, SK 5만명, 한화 2만명, 현대중공업그룹 1만명 등 대규모 고용에 나서기로 했다. 협력사와의 상생을 추구하면서 전반적인 ESG 경영도 강화하려는 모양새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사들이 투자 계산기를 빨리 두드리고 있는 점도 대규모 투자 배경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영 환경이 많이 변하고 있어 투자 규모와 시기을 재조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주요 그룹의 대규모 투자 릴레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통상 불황일 때 투자를 해야만 경제가 정상화될 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여기다 새 정부의 친기업 정책이 기업의 투자 의지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시장 경제를 지향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법인세를 낮춰주기로 했다. 기존 27%이었던 법인세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2%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새 정부가 들어오면 상생 차원에서 기업의 투자 계획이 나오게 마련이다"라면서 "청년 고용률이 45%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약속한 만큼 새 정부의 배려에 맞춰 일자리 창출 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