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이어 imec CEO와 회동...기술 협력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루크 반 덴 호브 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imec에서 최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 이외에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 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전날인 14일에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경영진을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ASML 경영진은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일단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찾아 수급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업체다. EUV 장비는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장치다. 더 세밀한 반도체 회로를 이용해 반도체 칩을 더 작게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초미세공정의 핵심 기술로, 삼성전자가 추구하고 있는 반도체 성장 전략에 필수적인 장비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인텔 등 경쟁 업체들의 EUV 장비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은 것은 지난 2020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 일정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까지 배석하면서 EUV 수급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연구개발 및 투자 확대 △ASML과의 기술 협력 강화 등을 통해 EUV를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생산 기술을 고도화시켜 파운드리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초격차'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6년 만에 네덜란드 총리 회동...'반도체 강국' 협력 강화
이재용 부회장은 같은 날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예방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지난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방한 중이던 뤼터 총리를 맞아 삼성전자 전시관 '딜라이트'를 직접 안내하면서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과 주요 제품, 핵심 기술 등을 소개했었다.
다시 만난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는 △최첨단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반도체 산업 핵심 국가인 네덜란드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네덜란드는 미국, 일본과 함께 주요 반도체 밸류체인 국가 중 하나다. 반도체 직접 판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세계 반도체 장비 주요 생산국으로는 상위에 꼽힌다. ASML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반도체 기자재 시장도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 개발부터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해 있다. 2015년 기준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시장 매출은 64억 달러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좋은 매출을 냈다.
뤼터 총리는 평소 정보통신기술(ICT), 전기차, e-헬스 등 혁신 기반 신산업에도 큰 관심을 보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반도체 이외의 분야에서도 삼성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