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5일 히가시와라 토시아키 일본 히타치 회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양사 간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가시와라 회장은 현재 일본경제단체연합회(經團連·게이단렌)의 부회장도 맡고 있다. 1946년 설립된 게이단렌은 일본 최대 경제단체다. 일본 대표 기업 1494개,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 등 주요 업종 108개 단체 및 지방 경제단체 47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경제인연합회 격인 게이단렌은 회원 기업간의 이견 조정은 물론 일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조언을 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계 대표격이다.
이 부회장은 전날인 4일에는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게이단렌 회장과 만찬을 가졌다. 이 부회장과 도쿠라 회장은 한일 기업간의 교류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잇따라 일본 재계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색돼 있는 한일 관계 개선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그동안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일본 재계와 밀접한 관계를 쌓아 왔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 당시에는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장을 떠났다.
같은 달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차세대 통신 및 사물인터넷(IoT) 등에 대해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2013년, 2014년, 2019년 한국을 찾았을 때에도 이 부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두 달 만인 2019년 9월에는 일본 재계의 초청을 받아 2개월 만에 다시 일본을 찾아 도쿄에서 열린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하기도 했다.
일본 통신업계에도 꾸준히 공을 들여 왔다. 삼성전자가 NTT도코모, KDDI 등 일본 1, 2위 통신사업자에게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게 된 것도 이 부회장의 일본 내 인맥이 크게 기여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