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쌍용자동차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한주가 시작됐다. KG그룹과 '운명 공동체'로 거듭날 마지막 관문인 관계인 집회가 이번주에 열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은 지난 19일 계약금을 제외한 인수대금 잔액 3319억 원을 납입 완료했다. 앞서 쌍용차 인수에 실패한 에디슨모터스와 달리 KG그룹은 깔끔하게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이제 쌍용차 매각 성사의 공은 상거래 채권단에 넘어갔다. 오는 26일 오후 3시에 열리는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 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 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회생 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이 중 회생 담보권자, 주주 동의는 무난할 전망이다. 문제는 상거래 채권단의 동의 여부다. 쌍용차 회생 채권 5655억 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거래 채권 3826억 원이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변제돼 상거래 채권단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초 쌍용차 측은 회생 채권에 대해 6.79%를 현금 변제하고, 93.21%는 출자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출자 전환된 주식 가치를 고려하면 회생 채권의 실질 변제율은 약 36.39%다.
그러나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이 같은 회생 채권 변제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결국 지난달 2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 '쌍용차의 성공적 인수·합병(M&A) 완수를 위한 상거래 채권단 청원' 제목의 탄원서까지 제출했다.
상거래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쌍용차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KG그룹은 기존 인수대금에 300억 원을 더 투입해 현금 변제율을 높이겠다며 상거래 채권단을 설득했다.
결국 300억 원 추가 납입으로 현금 변제율 13.92%, 실질 변제율 41.2%로 각각 높아졌다. 쌍용차 협력사 340여 개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 대표단은 지난 11일 회생 계획안 찬성 입장을 정하고 회원사 설득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19일까지 상거래 채권단 회원사의 절반 이상이 회생 계획안에 대한 동의서(위임장)를 제출했지만 일부 외국계 기업과 중견 부품업체들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해 동의율은 3분의 2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노동조합(노조)도 상거래 채권단과 함께 채권단의 변제율을 높이기 위해 산업은행 본사를 찾아 지연이자 196억 원 탕감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쌍용차가 산업은행에 갚아야 할 지연이자는 196억 원으로 이를 탕감해주면 변제율은 13.92%에서 18.6% 수준으로 상향된다.
다만 산업은행은 상거래 채권단의 요구에 과거 지연이자 탕감 사례가 없다는 점과 배임 등의 문제로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 관계자는 본지에 "산업은행의 지연 이자 탕감 문제 때문에 (회생 계획안에 반대하는 업체) 설득이 쉽지 않다"면서도 "쌍용차 운명이 걸린 일인 만큼 최종적으로는 좋은 방향으로 결정 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상거래 채권단의 부족한 동의율과 산업은행의 지연이자 탕감 거부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쌍용차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쌍용차 인수자로 결정된 KG그룹이 최선을 다하고 있고, 무엇보다 최종 인수 불발시 쌍용차 노조와 상거래 채권단 등이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 대부분이 쌍용차와 오랫동안 거래해온 부품 협력사이기 때문에 무작정 반대표를 행사하기 힘들 것"이라며 "변제율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KG그룹의 300억 원 추가 납입과 신차 토레스 흥행 등을 고려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