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KG그룹 역사에 가장 중요한 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쌍용차 '최종 인수'를 판가름할 관계인 집회가 하루 뒤인 26일 열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내일(26일) 오후 3시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쌍용차 관계인 집회를 개최한다. 이날 집회에서 회생 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 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 동의를 얻어야 회생 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KG그룹이 지난 19일 계약금을 제외한 인수대금 잔액 3319억 원을 납입 완료한 데 이어 전날(24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도 마무리한 만큼 이제 쌍용차 최종 인수 성사의 공은 상거래 채권단의 동의 여부에 달려있다.
쌍용차 회생 채권 5655억 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거래 채권 3826억 원이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변제돼 상거래 채권단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트랜시스, 희성촉매 등 규모가 큰 협력사와 일부 외국계 기업은 관계인 집회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 동의 의사를 뚜렷하게 밝히지 않아 불안감이 남은 상태다.
상거래 채권단 관계자는 "막판까지 설득에 나서고 있다"며 "쌍용차 운명이 걸린 일인 만큼 최종적으로는 좋은 방향으로 결정 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상거래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쌍용차 매각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모두의 동의를 얻지 못해도 회생 담보권자, 회생 채권자, 주주 가운데 한 집단의 동의만 있으면 재판부가 강제로 회생 계획안을 인가할 수 있다.
쌍용차 '예비 주인' KG그룹이 쌍용차 최종 인수를 성사하면 명실상부한 대기업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가 발표한 공정 자산(5조3460억 원)을 기준으로 보면 KG그룹은 현재 재계 순위 71위다. KG그룹이 쌍용차를 실제 인수하고, 쌍용차 자산(1조8630억 원)을 그대로 공정 자산으로 인정받으면 KG그룹의 재계 순위는 57위로 14계단 껑충 상승한다.
KG그룹이 최종 인수 이후 수년 내 쌍용차를 정상화할 경우 KG그룹의 재계 순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KG그룹이 쌍용차 인수 후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30대 대기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G그룹의 쌍용차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 중심에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있다. 곽재선 회장은 극심한 경영난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수많은 기업을 인수해 흑자 기업으로 회생시킨 입지전적 인물이다.
곽 회장은 그간 경기화학(현 KG케미칼), 이니시스, 에듀원, KFC코리아, 동부제철(현 KG스틸), 이데일리(언론사)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KG그룹을 9개 분야의 20개 기업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곽 회장은 남은 경영자로서의 시간을 '쌍용차 부활'에 모두 쏟아부을 각오다. 그는 실제로 지난달 5일 쌍용차 '토레스'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해 "쌍용차 인수에 참여하게 된 마음가짐은 사명감을 뛰어넘는 소명감"이라고 인수 소감을 밝혔다.
또 "아마 쌍용차가 제 인생 마지막 어려움을 겪는 경영자의 시간이 될 것 같다"며 "그렇지만 지금까지 잘해왔듯이 쌍용차도 반드시 멋진 회사로 다시 태어날 것을 어러분께 약속드린다. 쌍용차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세상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KG그룹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회장님을 비롯해 임직원 모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관계인 집회가 잘 마무리돼 KG그룹이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26일 관계인 집회가 잘 마무리될 경우 다음달 1일 쌍용차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